[테마진단] 대통령의 지지율

2022. 8. 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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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은 朝夕變이라 했던가
임기 초반 저조한 지지율
극복 선례는 얼마든지 있다
시장경제 대원칙 잊지 말고
민생 살려 반등 노려보길
집권한 지 85일밖에 안 되었는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여론 지지율은 30%를 밑돌고 있다.

여론이란 대체 무엇인가. 여론은 한 사회에 어떤 시점에서 돌고 있는 민심(民心)의 내용을 말한다. 같은 시간에 사회 내 여러 계층을 횡단하면서 전화로 혹은 다른 방식으로 어떤 특정 사항에 대해 일반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조사해본 결과다. 이는 민주국가를 운용함에 있어 필요한 가늠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민심의 속성에 두 가지가 있다. 민심이 곧 천심(天心)이란 말이 있는가 하면 민심은 조석변(朝夕變)이란 말도 있다. 전자는 민심이 아주 중요하다는 뜻이며, 후자는 중요하지만 가변적이기 때문에 제대로 잘 짚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 중 경제가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 미국의 경우 레이건, 클린턴, 오바마 대통령이 초기에 지지율이 아주 낮았다가 경제가 회복되니 급상승했던 예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점은 경제정책 수립에 있어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굳세게 몇 가지 원칙을 지켰다는 점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추구하고 이제 1인당 소득 3만4000달러를 넘는 우리나라도 선진국답게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첫째는 민간 주도형 경제의 창달이다. 자본주의는 선택의 자유, 사유의 권리, 그리고 영리추구의 자유라는 3대 요건으로 구성되어 있다. 선택, 사유, 영리추구는 어디까지나 민간의 몫이다. 정부가 나서서 이에 손을 대는 일이 가급적 없도록 해야 한다. 각종 불필요한 규제를 혁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간을 신뢰하는 정부는 인기도 올라간다.

둘째, 경제정책은 우수한 경제전문가들이 모여 실현 가능하며 성공률이 높은 것을 발굴하고 실행해야 한다. 위에 예로 든 성공적인 미국 대통령의 경제자문관들은 모두 민간 전문가이자 자타가 인정하는 경제학계 거장들이었다. 와이덴바움, 펠드스타인, 타이슨, 스티글리츠, 로머, 크루거 등등이 그들이다. 우리 정부도 국민경제자문회의라는 기구가 있고 이들이 중심이 되어 '비상경제대책회의'(일명 벙커회의)를 대통령이 주재하면서 매주 열린 적이 있다. 이 회의에서 실로 격의 없는 의견을 주고받으며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정책을 채택했던 예가 있다. 이러한 대통령의 노력을 국민들은 좋아하며 우선 안도감을 갖는다. 윤석열 정부도 비상경제민생회의라는 것이 열린다고 하나 이는 장관들이 중심이 된 약식회의라고 듣고 있다. 놀랍게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아직도 공석이라고 한다.

셋째, 모든 경제 운영은 투명해야 한다. 정부건 기업이건 돈 쓰는 방식이 공개적이고 투명해야 하며 예산·결산이 분식 없이 정확해야 한다. 모든 법규는 그 해석에 자의성이 있어서는 안 되며 법의 집행은 만인에게 공평해야 한다. 넷째, 글로벌 시대에 세계 경제 전체가 자유, 공정, 신뢰의 바탕 위에서 진행되는 시대가 왔다. 따라서 국내적으로 여론의 지지는 받지 못해도 우리나라가 세계에 약속한 사항에 대해서는 국가의 명예를 걸고 지켜야 한다. 유능한 정부라면 여론이 받쳐주지 않더라도 자유, 공정, 신뢰의 원칙에 서서 이를 잘 설득하며 지켜나가야 한다.

국내 언론은 보도가 목적이므로 대개 단기적 여론을 많이 보도한다. 유능한 정부는 비록 언론이 자기편에 서 주지 않더라도 자유, 공정, 신뢰의 원칙에 서는 것이 국가 발전에 필수적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담력 있게 나가야 한다.

때때로 여론 지지율이 급락할 때가 있다. 분명한 것은 어느 유능한 여론조사기관이라도 국가의 먼 장래를 측정하고 예측하며 천심을 찾아보려 애쓰는 기관은 없다. 그들은 단기적이고 변덕스러운 민중의 마음에 가늠자를 대고 재어보는 일을 계속하고 있을 뿐이다.

[유장희 대한민국학술원 회원·본사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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