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화장실 속 '미화원 대기실'..숙명여대 청소노동자들의 쉼터는?-취[재]중진담

이시열 2022. 8. 3.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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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취재진이 숙명여자대학교 교정을 찾았을 때 가장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나무들에 묶여있는 형형색색의 끈 들이었습니다.

숙명여대 교정 곳곳에 걸린 "청소노동자 휴게실 개선하고 샤워실 설치하라"라는 빨간색 현수막은 아직 끝나지 않은 청소노동자와 학교 측의 갈등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숙명여대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청소노동자들에게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샤워실을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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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용 냉장고에서 나오는 열기에 '땀범벅'
화장실 속 대기실엔 악취 '가득'
지난달 26일, 취재진이 숙명여자대학교 교정을 찾았을 때 가장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나무들에 묶여있는 형형색색의 끈 들이었습니다. 숙명여대 교정 곳곳에 걸린 "청소노동자 휴게실 개선하고 샤워실 설치하라"라는 빨간색 현수막은 아직 끝나지 않은 청소노동자와 학교 측의 갈등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숙명여대 곳곳에 걸린 현수막
냉장고 열기에 옷 젖고…잠깐 쉴 공간은 없어
숙명여대 제2창학캠퍼스 과학실 지하 2층에 위치한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숙명여대 분회 진선영 부분회장을 만났습니다. 진 부분회장과 다른 노동자들에 따르면 아침 청소 시간에 냉방이 되지 않아 땀범벅이 되는 것은 예삿일이고 이를 씻을 샤워실조차 존재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과학실 3층에 위치한 실험용 냉장고 60여 대가 내뿜는 열기에 작업환경은 찜질방을 방불케 하는데, 이를 피해 의지하는 것은 복도 중간에 위치한 선풍기 한대뿐이라 전했습니다.
과학실 복도에 놓인 실험용 냉장고들
근무시간 동안 잠깐이나마 쉴 수 있었던 휴게공간은 건물 리모델링과 함께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층마다 휴식공간이 있었는데, 과학관이고 뭐고 다 없어요. 쉴 공간이 없다 보니까 눈치 보이고 걸레 빠는데 잠깐 붙이고 있으면 더워서 못 있고…."
탕비실에 청소노동자들이 직접 마련한 간이 의자
화장실 속 대기실…미관상 정리된 청소 쓰레기통
진 부분회장과 함께 도서관 아래에 있는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처음에는 화장실 옆에 청소노동자들의 대기실이 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여성화장실 표시가 붙어있는 화장실 문을 열어야 대기실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저기 보이는 하수구에서 냄새가 그대로 들어와요." 화장실 바닥에 있는 하수구를 가리키며 진 부분회장이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학교 측에 문의를 한 적은 없는지 묻자, 학교에서는 몇 년간 듣기만 하고 다른 대답은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제1캠퍼스 명신관에서 만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숙명여대 분회 김정희 분회장은 층마다 있던 쓰레기통도 학교측에서 미관상 모두 없애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쓰레기통을 끌고 못 다녀요. 전에는 층마다 있어서 놓고 썼는데, 이제는 아침이나 점심시간마다 비닐을 갈러 4층으로 올라가야해요. 미관상 쓰레기통을 다 치우라고 하더라고요."
화장실 속 미화원 대기실
"임금인상은 용역업체와 협의중"
숙명여대 청소노동자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학교 측에 질의서를 보냈습니다. 학교 측은 쓰레기통을 치우거나 휴게공간을 없앤 것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으며 여자화장실 속 청소노동자 대기실은 오래전부터 개선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교내 노동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샤워실은 총 8곳이며 임금 인상과 관련해서는 용역업체와 협의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숙명여대 분회 조득용 사무장은 이러한 학교의 답변에 반박했습니다. 샤워장은 백주년기념관에 남자 샤워장 한곳을 제외하고는 없으며 낙후된 시설에 대해선 몇 년째 얘기를 했지만 개선 의지가 보이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임금 인상과 관련, 숙명여대와 계약한 용역업체는 학교가 전혀 올려주지 않는다는 입장이었고 학교 측에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을 때 아직 아무 내용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합니다.
숙명여대 학생들의 대자보
숙명여대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청소노동자들에게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샤워실을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취[재]중진담’에서는 MBN 사건팀 기자들이 방송으로 전하지 못했거나 전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들려 드립니다.

[ 이시열 기자 easy10@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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