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MZ세대 "정신건강 잘 관리하는 사람이 데이트 상대로 좋더라"
뉴욕 브루클린에서 모델로 일하는 엘리스 폭스(32)씨는 몇 주 전 한 남성과 데이트를 하다가 상대방이 자신의 개인적 트라우마에 대해 쏟아내는 말을 들으며 불쾌한 감정이 들었다. 자신도 주기적으로 정신과를 찾는다는 폭스씨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남자를 만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그날 이후 정신 건강을 잘 관리하는 남성만 만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정신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문제없이 관리하는 것은 이제 데이트 상대방에 대한 에티켓이라는 것이다.
미국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가 정신과 상담을 받아 건강한 정신 상태를 유지하는 사람을 데이트 상대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 젊은이들이 자신의 정신 건강 문제를 숨기는 것보다는 오히려 이를 적극 공개하고 잘 관리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로 젊은이들이 이용하는 데이팅 앱 ‘힌지’가 지난 12월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앱 사용자의 91%가 정신과 상담을 받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자신의 정신 건강 상태를 잘 파악하고 관리하는 사람이 더 인기가 있다는 뜻이다.
미국 젊은 세대들은 부모 세대에 비해 정신과를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심리학회 조사에 따르면 MZ 세대 중 상담 등의 방법으로 정신 건강 관련 도움을 받은 경우는 35% 이상인 반면, 50대 중반 이후인 베이비붐 세대에서는 22%, 그 이상 노년층은 15%에 그쳤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일상생활이 차질을 빚으면서 우울증 등이 급증한 것도 정신 건강에 더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고 NYT는 전했다.
MZ 세대는 자신이 정신과를 다니거나 정신 상담을 받는 사실을 단점으로 생각하지 않고 이를 솔직하게 공개하는 성향도 더욱 강해지고 있다. 데이팅 앱 ‘틴터’는 지난해 앱에 올리는 자기소개란에 치료 또는 상담을 뜻하는 ‘테라피(therapy)’를 적은 이용자가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LA에 사는 가족심리상담사 테오도라 블랜치필드(39)는 “이전에는 정신과 상담을 받는 사실을 숨겼는데, 요즘 젊은 세대는 정신과에 가는 것은 체육관에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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