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 후보 손색없는 '수비 요정'
전통적 지표 ‘수비율’ 유격수 2위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4위에
ML 최고 수준급…‘월드클래스’
첫 4안타 폭발…방망이도 물올라
올 시즌 공수에서 맹활약 중인 김하성(27·샌디에이고)은 월드클래스인가. 김하성의 아버지에게 물어봐야 할까. 김하성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지도를 받은 손흥민과 경우가 달라 질문이 큰 의미가 없을지 모른다.
결국 수치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유격수만 놓고 보면, 김하성은 월드클래스에 가깝다. 특히 수비에서 골드글러브 후보에 올라도 손색이 없을 만큼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3일 MLB.com과 ESPN, 팬그래프 등의 자료를 보면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유격수 가운데 최고 수준급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우선 타격보다는 수비 관련 지표에서 상위 5명 안에 드는 경우가 많았다. 전통적인 수비 지표인 ESPN의 수비율(FPCT) 자료를 보면, 김하성의 수비율은 0.985로 메이저리그 전체 유격수 중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2021시즌 애틀랜타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댄스비 스완슨(0.987)이었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수비만으로도 세부적으로 볼 수 있는데, 이 수비 WAR에서 김하성은 1.4로 메이저리그 전체 유격수 중 4위에 올라 있다. 내셔널리그 유격수만 보면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1.6), 미겔 로하스(마이애미·1.5) 다음인 3위에 해당한다. 김하성은 실책에서는 호너와 로하스보다 낫다. 김하성의 올 시즌 실책은 4개이고, 호너는 8개, 로하스는 6개를 기록 중이다.
최근 수비에서 주목받는 지표 가운데 하나로, 평균 대비 추가 아웃(OAA)이 있다. 야구장에 설치된 트래킹 데이터를 통해 야수가 타구를 처리하기 위해 움직이는 거리를 측정하고 타구 속도, 주자 속도 등도 모두 종합적으로 판단해 나오는 수치다. 수비 성공 확률이 0.75인 타구를 처리하면 0.25가 올라가고, 반대로 실패하면 0.75가 마이너스된다. 쉽게 말해 OAA 0이 리그 평균이고, 0 이상이면 평균보다 수비를 잘한다는 의미다. 김하성의 OAA는 7로 메이저리그 전체 유격수 중 5위에 해당한다.
수비와 달리 타격은 상위 5명 안에 들지는 않았지만, 나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김하성은 콜로라도와의 연속경기 1차전에서 5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러 타율이 0.249가 됐다. 종합적인 WAR은 2.2로 타격이 뛰어난 다른 유격수들에 비해 다소 낮게 나타났다.
사실상 월드클래스 유격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하성은 한국인 첫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될 수 있을까. 우선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를 따로 선정해 가능성이 작지 않다. 내셔널리그 유격수들이 수비 측면에서 아메리칸리그보다 조금 더 강하지만, 메이저리그는 타격 위주로 선정하는 실버슬러거상이 따로 있기 때문에 김하성이 수비만으로 판단하는 골드글러브 후보에 들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전망된다.
큰 변수는 샌디에이고의 ‘간판’이자 붙박이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복귀다. 올 시즌 개막 전 손목을 다친 타티스 주니어는 이달 중순 혹은 말쯤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하성의 수비가 워낙 인정을 받고 있어 당초 타티스 주니어가 외야수로 출전할 가능성도 있었지만, 샌디에이고가 이날 ‘올스타 외야수’ 후안 소토를 영입함에 따라 타티스 주니어의 외야행은 가능성이 낮아졌다. 다만 타티스 주니어가 부상 부위 악화 방지를 위해 지명타자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있어 그의 복귀 이후 김하성의 입지 변화에 이목이 집중된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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