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탈북민인데 저는 아니래요"..지원서 배제
[앵커]
국내 탈북민 수가 어느덧 3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탈북 청소년 수만 해도 2천 명 대에 이릅니다.
그런데, 탈북 청소년 세 명 가운데 두 명 정도는 북한이 아닌 '제3국'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가 탈북 과정에서 다른 나라를 경유하던 도중 출산을 했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탈북민이지만 출생지가 북한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들은 각종 지원에서 배제되고 있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7살 천 모 양은 탈북민 엄마를 따라 3년 전 우리나라에 들어왔습니다.
태어난 곳은 중국이지만, 목숨 걸고서라도 오고 싶었던 곳은 한국이었습니다.
[천○○/제3국 출생 탈북민 : "엄마 때문에 왔어요. 탈북자 언니·오빠들이랑 똑같은 방법으로 왔어요. 배 타고 산도 걸어 왔어요."]
천 양의 가족처럼, 탈북민 대부분이 우리나라로 직행하지 못하고 중국이나 동남아 등 제3국을 거칩니다.
그 과정에서 태어난 아이들, 국내에서는 '제3국 출생 탈북민'이라고 부르며, 조금은 다르게 분류합니다.
출생지가 북한이 아니란 이유로 주거 지원금을 못 받고, 정원외 대학 특례입학에서도 배제됩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직업훈련 기회도 없습니다.
[천○○/제3국 출생 탈북민 : "같은 탈북자 신분이고 그 분(탈북민)들은 한국어 잘하지만 저는 한국어 때문에 두 배로 힘들어요."]
탈북민 허 모 씨의 아들도 그런 사례입니다.
4년 전 17살에 입국했는데, 대입에서도, 취업에서도, 지원은 전무했습니다.
[허 모 씨/탈북민 : "너무 안타깝고 애를 과연 어떻게 이 사회에 적응시킬까 하는 것도 저한테는 너무 큰 숙제 같아요. 걔 혼자 노력해서 될 문제가 아니고..."]
탈북민은 군 복무도 선택 사항입니다.
사회 적응을 돕자는 취지지만, 유독 '제3국 출생'만, 군대를 안 가면 국적을 안 줍니다.
[도레미/탈북민 대안학교 '반석학교' 교감 : "데리고 와서 정말 잘 키우려고 하는데 모든 상황과 여건은 하나도 지원도 되지 않고 어려우니까 다시 악순환이 되는 거죠."]
제3국 출생 탈북민 지원법이 지난 국회에서 발의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고, 그 이후로는 법안 논의가 없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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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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