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도 흔들었던 신성' 강원 양현준, 성장통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춘천에서]

김성수 기자 2022. 8. 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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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강원FC 공격의 신성으로 떠오른 2002년생의 젊은 공격수 양현준(20)이 지난 경기 부진을 잊게 만드는 활약으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발산했다. 선수로서의 성장통을 멋지게 극복하려는 모습으로 강원 팬들을 감동시킨 양현준이다.

ⓒ프로축구연맹

강원은 3일 오후 7시 30분 강원도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6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후반 추가시간 전북 한교원이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후반 8분 양현준, 후반 43분 황문기의 득점으로 강원이 승점 3점을 따냈다. 강원은 이 승리로 5경기 동안 이어졌던 전북전 무승(2무 3패)을 끊어냈다.

이날 양현준은 강원 스리톱의 일원으로 선발 출전했다.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는 전북을 상대로 뒷공간을 파고드는 양현준의 빠른 발이 필요한 강원이었다.

하지만 양현준의 경기 초반 모습은 아쉬움을 남겼다. 왼쪽 측면에서 경기를 시작한 양현준은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하자 전반전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김대원과 자리를 바꿔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했다. 양현준은 이후 전반 25분 전북의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크로스를 올렸지만 크게 빗맞으면서 그대로 골라인을 훌쩍 넘어갔다. 뭔가 힘이 너무 들어간 그의 모습이었다.

물론 좋은 장면도 있었다. 전반 34분 강원의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 하프라인 밑의 양현준이 왼쪽 측면 앞에 수비 견제 없이 위치한 김대원을 보고 오른발로 길게 찔러줬다. 김대원이 빠르게 박스 안으로 밀고 들어간 뒤 수비를 흔들고 오른발 슈팅을 가져갔지만 골대 위로 뜨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전반전 자신의 모습이 오히려 각성제가 됐을까. 후반전에 나선 양현준은 측면 공격수임에도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선보이며 투지를 보였다. 후반 4분에는 양현준이 박스 정면에서 이정협의 힐패스를 받은 후 오른쪽 측면의 김진호에게 내줬고 박스 안에서 김진호의 크로스를 바로 받아 번뜩이는 오른발 시저스 킥을 가져갔다. 하지만 골대를 넘어가면서 득점이 되지 못했다. 그래도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려는 모습의 양현준이었다.

양현준의 노력은 결국 결실을 맺었다. 후반 8분 후방에서 날아온 동료의 패스를 김대원이 왼쪽 측면에서 스피드를 살려 받았고 박스 왼쪽 측면까지 공을 드리블한 후 왼발 낮은 크로스를 문전에 찔렀다. 이를 전북 골키퍼 송범근과 수비수 윤영선이 서로 미루다가 처리하지 못했고 그대로 흐른 공이 양현준의 오른발에 걸리면서 골망이 출렁였다. 이는 최초에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지만 긴 VAR 판독 끝에 양현준의 득점이 인정되면서 강원이 1-0으로 앞서갔다.

ⓒ프로축구연맹

양현준은 이후로도 엄청난 활동량과 함께 공수 양면에서 존재감을 보이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양현준이 한국 축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린 계기는 지난 7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있었던 토트넘 홋스퍼와의 팀 K리그의 맞대결이었다. 양현준은 당시 세계적인 수분의 토트넘 선수들을 드리블로 연달아 제쳐내면서 팬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더니 결국 수원FC 라스의 골까지 도우며 수많은 팬들 앞에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리그에 복귀해 수원FC를 상대로도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좋은 경기력을 계속 이어갔다.

하지만 양현준을 상대하는 팀들도 그의 패턴을 간파했던 것일까. 양현준은 직전 울산 현대전에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침묵했다. 이에 강원 최용수 감독 역시 전북과의 경기 전 "부침을 겪어야 한다고 본다. 현준이가 노출이 안 됐을 때는 상대가 대비 안하다가 부각이 되니 견제가 심해졌다. 양현준이 울산전에 한 게 뭐가 있나. 전북전에도 빼버리려고 했다. 울산전에 드리블을 너무 많이 하더라"며 "이걸 이겨내야 스타 반열에 가는 것인데 아직 한참 멀었다. 반짝스타로 그칠지, 한국축구의 물건이 될지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양현준은 공수 모두 눈길을 사로잡는 활약을 해내며 경기의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그가 앞으로 써내려 갈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울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프로축구연맹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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