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경 정치개입은 국기문란"..사법리스크 정면 돌파

민주당 전대 본경선 투표 첫날..공세 전환으로 지지세 결집
친문계 겨냥 "내 편 아니면 배제..난 다르니 공천 걱정 말라"

매서워진 ‘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주자인 이재명 후보는 3일 “검찰·경찰이 수사·기소권을 갖고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심각한 국기문란”이라고 비판했다.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첫날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반박하면서 지지세를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전당대회 출마선언 뒤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6·1 재·보궐 선거에서 국회에 입성한 뒤 전당대회 예비경선 때까지 말을 아꼈지만 직접 입을 연 것이다.

이 후보는 먼저 윤석열 정부의 검찰과 경찰이 자신에 대해 전방위적 수사를 벌이는 것을 두고 “가장 심각한 국기문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검경이 특정 정치세력 이익에 공모하는 것이 옳은가”라고 반문했다. 경찰이 이달 중순쯤 부인 김혜경씨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수사를 마무리하겠다고 예고한 것을 두고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대놓고 정치에 개입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당내 ‘사법 리스크’ 공세도 적극 반박하며 “국민의힘과 검경이 쓰는 공격적 언어를 우리 안에서 듣는 것 자체가 참으로 안타깝다. 서글프기도 하다”며 “ ‘당신이 수사받고 있으니까 리스크’라고 말할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이 점을 잘못해서 문제다’라고 지적하라”고 맞받았다.

당 일각의 ‘이재명 사당화’ 우려엔 “불가능하다”고 응수했다. 이 후보는 “실력을 갖춘 경쟁력 있는 후보라면 시스템에 의해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받을 권리는 보장된다”며 “다양성을 존중하고 역할 분담을 적절히 해 총선과 대선에서 이기는 정당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친문재인계 등을 겨냥하며 “내 편이 아니면 배제하거나 투쟁 대상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일부 있는 것 같다. ‘우리도 그랬으니까 이재명도 그러겠지’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길 바란다”며 “이재명은 다르다. 당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국민과 당원이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욕하는 플랫폼’ 추진 논란에는 “재밌으라고 한 (것인데), 과장된 표현이 문제가 되고 있어서 신중하도록 하겠다”며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가능하도록 당 홈페이지 게시판도 플랫폼 기능을 가지면 좋지 않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지난 재·보선의 인천 계양을 출마를 두고선 “대선 결과에 절망한 분들을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는 측면이 더 클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참여했다”며 “다시 또 지는 선거를 하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이)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사회에서 국민의 기본적 삶을 보장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비전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강원·대구·경북권역을 시작으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를 실시하는 등 경선 투표에 돌입했다. 온라인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해당 지역 권리당원들은 4~5일 전화자동응답 방식(ARS)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국민여론조사는 오는 12~13일(1차)과 26~27일(2차), 일반당원 여론조사는 26~27일, 대의원 투표는 전당대회 당일인 28일에 각각 실시된다.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당원 여론조사 5%, 국민여론조사 25%를 더해 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뽑는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