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중국 격앙시킨 대만 방문 마치고 한국으로 출발(종합2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을 격앙시킨 약 19시간의 대만 방문을 마치고 3일 오후 한국으로 출발했다.
펠로시 의장이 탄 전용기가 이날 오후 6시 2분(현지 시각)께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을 이륙했다.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의 배웅을 받으며 그가 탄 비행기가 이륙하는 모습은 TVBS 등 대만 방송이 생중계했다.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은 1997년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 이후 25년 만에 대만을 찾은 최고위급 미국 인사다.
중국은 그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심각한 후과'를 경고하며 격분했으나 펠로시 의장은 이에 아랑곳없이 미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전날 밤 10시 44분께 대만에 도착했다.
이후 그는 19시간가량 체류하면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예방하고 입법원(의회)을 찾았으며 중국 반체제 인사들과도 만났다.
또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류더인 회장과도 화상으로 만나 최근 미 의회를 통과한 반도체법에 대한 논의도 했다.
펠로시 의장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대만에 대한 약속을 절대 저버리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대만을 찾았다"며 "대만은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는데 이번 방문은 미국과 대만 간 연대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차이 총통은 "대만은 미국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미국 의회, 행정부와 공급망을 포함한 모든 방면에서 지속적으로 협력함으로써 미국과의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펠로시 의장에게 대만 최고 등급 훈장을 수여했다.
펠로시 의장은 차이 총통을 만난 뒤 연 기자회견에서는 "중국이 대만의 여러 회의 참여를 방해한 것은 매우 분명하지만 중국은 사람들이 대만으로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현상 유지를 지지하며 대만에서 무력에 의한 어떤 것도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차이 총통을 미 의회에 초청하는 것을 고려하느냐는 물음에는 코로나19로 오랜 기간 그런 행사가 없었다면서도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입법원(의회)을 방문해서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초당적"이라고 밝혔으며, "(최근 미 의회를 통과한) 반도체 법안은 미국-대만 반도체 산업 협력에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다른 5명의 미 의원과 함께 지난 1일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펠로시 의장은 이날 저녁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그는 4일 한국에서 국회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마지막 순방지인 일본으로 떠난다.
중국은 대만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2일 밤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도착한 직후 대만 주변 해역에 6개 구역을 지정하고 4일 12시부터 7일 12시까지 실사격 훈련을 포함한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안전을 위해 이 기간 관련 선박과 항공기는 해당 해역과 공역에 진입하지 말라고 알렸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의 훈련은 대만의 영공과 해상을 봉쇄하는 것과 같다"고 규탄했다.
중국은 대만에 대해 경제적 보복에도 나섰다.
중국 정부의 대만 담당 기관인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3일 대만의 '대만민주기금회'와 '국제협력발전기금회'를 '완고한 대만 독립 분자 관련 기구'로 규정하고 이들 기금회와 중국의 조직·기업·개인 간 협력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두 기금회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기업·개인은 법에 따라 처벌하고 그외 필요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만판공실은 또 산더에너지, 링왕테크놀로지, 톈량의료, 톈옌위성테크놀로지 등 두 기금에 기부한 대만 기업들과의 교역·협력을 금지하고, 해당 대만 기업 책임자는 중국에 들어올 수 없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부터 대만에 대한 천연 모래 수출을 관련 법률 규정에 근거해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대만산 감귤류 과일, 냉장 갈치, 냉동 전갱이의 수입을 3일부터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압박에도 차이 총통은 "대만은 지속적이고 의도적으로 고조되는 군사적 위협에 물러서지 않고 민주주의를 위한 방어선을 지키며 전 세계 민주 국가들과 단합하고 민주적 가치를 수호할 것"이라고 맞섰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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