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르포] "펠로시 온 게 실질적인 도움이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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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방문이 대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대만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인 가운데 한 40대 직장인 A씨는 3일 이런 바람을 말했다.
이어 "별다른 방문 성과가 없었던 과거와 달리 이번 펠로시 의장의 방문으로 미국과 대만의 관계가 형식적인 단계에서 실질적인 단계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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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 통일 대신 경제 제재로 서서히 굴복시킬 것이라는 인식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그의 방문이 대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대만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인 가운데 한 40대 직장인 A씨는 3일 이런 바람을 말했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 속에서 강행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대만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펠로시 의장 일행을 태운 전용기가 착륙한 타이베이 쑹산공항에서 만난 A씨는 "대만이 힘겨루기에 나선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형국이지만, 국제뉴스에 노출이 많이 된다는 점은 대만의 가시도를 높여 대만의 국제적 입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중국의 무력 침공 같은 경우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펠로시 의장이 떠나고 나면 중국이 경제적 수단을 통한 보복에 나설 것 같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만일 전쟁이 난다면 참전할지를 묻자 "18개월 동안 군생활을 했다"고 멋쩍게 웃은 그는 "일차적으로는 전쟁을 피하고 싶지만 국가가 부르면 소집에 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만의 군 의무복무 기간이 4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 추진되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고 했다.
공항에서 나오던 20대 젊은이 4명은 "펠로시의 방문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메시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대만에 대해 어떠한 지지 행동도 보이지 않으면 중국이 러시아처럼 대만에 대한 행동에 나서도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별다른 방문 성과가 없었던 과거와 달리 이번 펠로시 의장의 방문으로 미국과 대만의 관계가 형식적인 단계에서 실질적인 단계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대만에서는 외부인과 정치 얘기를 나누기를 꺼리는 분위기라 모든 인터뷰는 익명으로 진행됐다.
30대 B씨는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에 나설 것이라는 뉴스가 나오는데 항상 실질적 행동은 없고 말 뿐이었다"며 "이번에도 경제 제재를 하지 않을까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예전에 중국에서 5년간 일을 한 적이 있다"면서 "중국은 언론의 자유도 없고 무섭다. 중국과의 통일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런가 하면 타이베이항에서 만난 또 다른 30대 C씨는 "집에 돌아가도 애들 때문에 바빠서 TV 볼 시간이 없다"면서 "펠로시 의장이 누구예요?"라고 물으며 오토바이를 타고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50~60대 대만인들은 인터뷰를 요청하자 아예 손을 내저으며 "모른다"고 거부하기도 했다. 대만인들은 대체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처럼 중국이 대만에 대해 무력 통일을 시도하진 않을 것이라며 대신 경제 제재를 동원해 서서히 대만을 굴복시키려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중국은 작년부터 파인애플, 열대 과일인 번여지(슈가 애플)와 롄우(왁스 애플), 우럭바리, 냉동 전갱이 등 대만산 농수산품에 대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수입을 잠정 중단하곤 했는데 대만인들은 이런 조치들을 중국의 경제 제재로 여긴다.
이번에는 더 광범위한 규모로 보복성 조치를 취했다.
대만에 대해 천연 모래 수출을 중단하고 감귤, 냉장 갈치, 냉동 전갱이 수입을 중단하는 한편 대만민주기금회 등 두 곳을 대만 독립 분자 관련 기구로 규정하고 이들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과의 교역을 금지했다.
실탄 사격을 포함한 중국군의 군사훈련 예고는 곧바로 중국과의 경제·무역에 적지 않게 의존하는 대만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타이베이 쑹산공항발 중국 상하이 푸둥국제공항행 4개 항공편이 취소됐고, 4일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도착 및 출발 항공편이 각각 26개, 25개 취소됐는데 공식적인 이유는 코로나19 탓이지만 대만 언론들은 중국군이 실탄사격을 예고한 탓이라고 해석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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