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서 "아기가 나올 것 같아요!"..출산 도운 美10대 구조요원
미국의 18세 인명구조요원이 수영 도중 진통을 느낀 산모의 출산을 도와 아기가 무사히 태어났다.
1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전 미국 콜로라도 롱몬트에 사는 테사 라이더(29)와 남편 매튜 존스(29)는 더위를 피해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다.
당시 라이더는 출산 예정일이 며칠 지난 상태였지만 별다른 출산 징후를 느끼진 못하는 상태였다. 존스는 “만삭 당시 라이더는 매우 힘들어했다. 라이더가 유일하게 편안할 수 있었던 순간은 물에 떠 있을 때뿐”이라고 설명했다.
사건은 이날 오전 10시 45분쯤 일어났다. 존스에게서 긴 튜브를 건네받아 수영을 즐기던 라이더가 갑자기 진통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라이더는 풀 밖에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존스에게 급히 짐을 챙겨서 나가자고 말했고 물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그 순간 양수가 터졌고 라이더는 바닥에 주저 앉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수영장에 있던 유일한 구조요원 나탈리 루카스(18)는 911과 통화하며 라이더의 등을 쓰다듬고 있는 존스를 발견하고 놀란 채 이들에게 달려갔다. 루카스는 YMCA 구조요원 훈련을 받아 몇년 전부터 노스콜로라도 YMCA의 구조요원으로 활동해왔다. YMCA홈페이지에 따르면 16세부터 구조요원 훈련에 지원할 수 있다.
부부는 달려온 루카스에게 “아기가 나올 것 같다”고 얘기했다. 루카스는 심폐소생술, 응급처치, 수상 구조 등의 인명구조 훈련을 받았으나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훈련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갑자기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며 즉시 다른 직원들에게 상황을 알리고 수건과 구급상자를 챙겨 다시 부부에게 달려갔다.
이후 루카스는 라이더가 최대한 편안할 수 있도록 도왔다. 루카스는 “나는 라이더의 머리를 받치고 있었고 남편이 아기가 나오는 것을 돕고 있었다”며 “나는 침착했고 겁먹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건 내 직업상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주저하거나 다른 사람이 오길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스스로에게 “나는 구조요원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몇 분뒤 아기는 무사히 태어났다. 존스는 “아들 토비가 태어났다”며 “그는 잘 울고 숨도 잘 쉬고 있었다”고 말했다. 루카스는 힘이 빠진 라이더가 앉아서 아기를 안을 수 있도록 라이더와 등을 맞대고 앉아 그가 자신에게 기대어 앉을 수 있도록 했다. 잠시 후 구급차가 도착해 아기와 부부는 병원으로 옮겨졌다.
두 딸에 이어 새 가족이 생긴 부부는 루카스가 “두뇌회전이 빠르고 침착하며 직감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을 줄 안다”며 “그가 우리를 도와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라이더는 “루카스가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 것에 더해 우리에게 친절하기까지 했다”며 “그때 루카스가 있어서 정말 감사하고 루카스와 함께 이런 경험을 하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입학을 앞둔 루카스는 “지난 몇 년 동안 아이들 몇 명을 구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조요원으로서 생명이 아닌 죽음에 대한 훈련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번 경험은 매우 놀라웠다”며 “아기가 무사하고 아름다운 가족에게 새 가족이 생겨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 보람 있다. 앞으로 절대 이 일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태어난 토비에게 매년 생일카드를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노스콜로라도 YMCA 측은 “현재 아기가 잘지내고 있다”며 아기에게 해당 피트니스센터 평생 회원권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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