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억 애물단지'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6년 만에 결국 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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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업무단지에 있는 병원에 가려면 여기서 자기부상열차인가 뭔가를 타야 하는데 갑자기 없어져서 정말 불편해."
지난 2일 오전에 찾은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 용유역 입구에는 사람의 발길이 끊긴 채 임시휴업을 알리는 입간판만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14일 갑자기 자기부상철도 휴업을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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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아끼려 운영방식 바꾸려 했지만
절차도 모른 채 추진하다 연내 불발
뒤늦게 "중정비 견적서 제출·협의"
“국제업무단지에 있는 병원에 가려면 여기서 자기부상열차인가 뭔가를 타야 하는데 갑자기 없어져서 정말 불편해.”
지난 2일 오전에 찾은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 용유역 입구에는 사람의 발길이 끊긴 채 임시휴업을 알리는 입간판만 남아 있었다. 자기부상철도 휴업에 따라 역사 안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도 운행이 멈췄다. 주민 이병자씨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운행을 멈춘다고 해서 우리가 반대 운동도 하고 했는데, 힘이 없어서 그런지 영 안 먹히더라”며 허탈해했다. 용유역 앞에서 붕어찜 장사를 하는 최창호씨는 “바퀴 없이 선로 위를 떠서 온다니 노인들이 관광 삼아 타고 왔는데 휴업하고 나서는 그 손님이 끊겼다. 가게 매출에 영향이 좀 있다”고 했다. 개발비와 건설비를 포함해 4500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들어간 자기부상철도 프로젝트가 어쩌다가 6년 만에 휴업에 들어간 것일까.
인천국제공항 교통센터에서 인천 용유동 관광단지까지 6.4㎞ 구간을 오가는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는 2005년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실용화사업 시범노선 건설사업’에 따라 국가 연구개발 과제로 시작됐다. 기술을 축적해 해외 수출까지 이어가겠다는 원대한 계획까지 세웠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14일 갑자기 자기부상철도 휴업을 공지했다.
인천공항공사가 휴업을 결정한 표면적 이유는 중정비(차량을 정비창으로 옮겨 시행하는 검수) 지연 때문이다. 자기부상철도를 운영하려면 실제 운행하는 열차 2대와 비상시 사용할 예비 열차 1대 등 최소 3대가 필요하다. 인천국제공항은 모두 4대의 자기부상열차를 가지고 있지만, 열차 2대가 지난 7월까지 철도안전법이 규정한 중정비를 받지 못했다. 인천공항공사가 손실 절감을 위해 지금의 자기부상식 열차를 궤도 열차로 전환할 생각으로 법정 시한이 다가오는데도 정비 의뢰를 서두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에도 하루 평균 이용객 수가 예측치인 3만516명의 10% 수준인 4012명에 그치자 비용 절감을 위해 자기부상철도를 일반적인 궤도 방식으로 바꾸기로 결정한 뒤 7월 중 도시철도 운송사업 면허를 반납하고 9월부터 궤도시설로 전환해 재운영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운송사업 면허 취소를 위해선 도시기본·관리계획 변경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천시와 협의 도중 뒤늦게 파악했다. 서둘러 도시기본·관리계획 변경을 위한 용역을 발주했지만, 관련 절차의 소요 기간 등을 고려하면 올해 안에 궤도시설 전환은 불가능하다고 최근 결론 내렸다. 궤도시설 전환은 내년에야 가능한데, 자기부상철도는 차량 정비를 받지 못해 운행을 못 하는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자기부상철도의 파행 운영은 사업 초기부터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경제성 분석이나 사전 타당성 조사도 없이 서둘러 사업을 밀어붙이다 보니 적자만 낳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국토교통부 철도투자개발과 관계자는 “국가 아르앤디(R&D) 사업이다 보니 과학기술부가 아르앤디 예비타당성 조사만 진행하고 추진했다”고 말했다. 용유·무의 복합단지 개발 사업 등이 축소·지연돼 인구가 계획만큼 늘어나지 않은 것도 이용객이 적은 이유다. 인천시는 인구 증가에 맞춰 자기부상철도를 연장해 유료화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낮은 경제성 탓에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지 못했다.
인천공항공사 쪽은 부실운영 책임 등에 대한 언급 없이 “제작사와 중정비를 위한 견적서 제출 및 일정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만 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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