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자라?'..펠로시 "남성 의원 대만 갔을 땐 중국이 이러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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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이 극도로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두고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런데 중국이 자신이 대만에 가지 못하게 위협을 서슴지 않은 것이 하원의장이라서기보단 여성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게 펠로시 의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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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이 극도로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두고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남성 의원들이 대만에 갔을 때는 중국이 이렇게까지 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3일 타이베이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공동 브리핑 중 과거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 등 미국 상원의원들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를 언급하며 “내가 의장이기 때문에 그들(중국)이 법석을 떨었을 수도 있다. 그게 이유인지, 핑계 거리인진 모르겠다. 왜냐하면 남성이 왔을 땐 그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은 올해 4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이끄는 6인 대표단 중 한 명으로 대만을 방문했다. 6명 모두 남성 의원이었다.
펠로시 의장은 미국 현직 하원의장으로선 1997년 뉴트 깅리치 당시 하원의장 방문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대만 땅을 밟았다. 하원의장은 대통령·부통령 다음 권력 서열 3위다. 하원의장으로서 높은 정치적 위상과 막대한 영향력 때문에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이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중국이 자신이 대만에 가지 못하게 위협을 서슴지 않은 것이 하원의장이라서기보단 여성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게 펠로시 의장의 말이다.
펠로시 의장은 2007년 1월 미국 하원 최초의 여성 의장이 됐다. 당시 첫 여성 하원의장으로 취임하며 “역사적 순간이다. 의회에도, 미국 여성들에게도. 우리가 200년 넘게 기다려 온 순간이다. 결코 믿음을 잃지 않고, 우리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우린 오랜 고난의 세월을 겪으며 기다렸다. 우리의 딸과 손녀를 위해 오늘 우린 대리석 천장을 부쉈다. 이제 우리 딸과 손녀에게 한계는 없다(the sky is the limit)”는 소감을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차이 총통을 바라보며 “자랑스럽게도 여성 대통령이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나라 중 하나인 대만을) 이끌고 있다”고 말한 후, 청중을 향해 “여기서 박수가 나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자신과 차이 총통 모두 각자의 정부에서 유리천장(여성의 고위직 진입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깨부쉈다고 언급하며, 두사람의 만남이 여성 리더십에 자부심을 가져야 할 순간이라고도 했다. 그는 “오늘은 우리가 자부심을 가질 날”이라며 “하원 첫 여성 의장이 대만의 여성 대통령(총통)을 만난 날이라, 의미가 있다”고 했다.
차이 총통은 2016년 총통 당선 후 2020년 1월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차이 총통은 과거 자신에게 ‘여성 정치인’ ‘여성 총통’ 등 여성이란 타이틀을 붙이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낸 적이 있다. 여성이란 것이 특이한 게 아닌데 성별로 가르는 구태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중국 최고 지도부는 모두 남성으로 이뤄져 있다. 중국공산당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7명(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왕양·왕후닝·자오러지·한정 위원) 전원 남성이다. 여성이 상무위원회에 입성한 적은 없다. 25명으로 구성된 당 정치국엔 여성이 쑨춘란 부총리 한 명뿐이다. 쑨 부총리는 올해 퇴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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