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대만 방문, 글로벌 반도체·배터리산업 지형 흔드나
TSMC 반도체, 美 경제·안보와 직결
류더인 회장 만나 美공장 증설 등 논의
美 지원법 시행 땐 설비확대 탄력 예상
中 CATL은 북미투자계획 발표 보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촉발한 미·중 갈등이 반도체·배터리 부문에도 영향을 주는 양상이다.
이 법안은 미국 내 반도체 시설 건립, 연구·노동력 개발, 국방 관련 반도체 제조 등 반도체 산업에 520억달러(약 68조원)를 지원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특히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25의 세액 공제를 적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여기는 중국이 수년간 대만을 향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자 유사시에 대비해 TSMC의 미국 공장 설립을 모색해 왔다. 이에 TSMC는 2020년 5월 120억달러(약 15조7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첨단산업의 토대가 되는 5나노미터(㎚·10억 분의 1) 공정 반도체 제품을 양산하는 이 공장은 내년 연말 준공될 예정이다.
TSMC는 애리조나주 공장의 설비 확대를 검토해 왔는데, 미국 반도체법이 시행되면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맞물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이 북미 투자 계획 발표를 보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통신은 CATL 측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관계가 민감해진 시기에 발표 때문에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다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협상을 잘 아는 이들 소식통은 미국과 멕시코 내 부지는 여전히 적극적으로 고려되고 있고 CATL이 해당 투자 계획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CATL은 테슬라, BMW, 폭스바겐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한편 TSMC는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시에 새로운 반도체 생산 기지(공장)를 건설하기로 하고, 올해 말에 공장 건설에 착수한다. 타이완뉴스 등에 따르면 가오슝시 정부는 7일 가오슝시 난즈 산업단지에서 TSMC 새 공장 기공 기념행사를 개최하기로 하고, TSMC 관계자들을 초청했다. TSMC는 애초 가오슝시를 생산 기지 부지에서 제외했지만,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권유와 가오슝시의 적극적인 유치 공세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지난해 11월 가오슝에 반도체 웨이퍼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새 공장에서 7나노미터와 28나노미터 웨이퍼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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