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도 '수입쌀'..설 자리 좁은 우리 농산물

진희정 2022. 8. 3.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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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청주] [앵커]

지난해 대풍으로 시중에 쌀이 남아도는데도 전통 곡주인 막걸리는 상당수가 수입 쌀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값싼 수입산에 밀려 우리 농산물은 식품 가공업계에서도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진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잘게 쪼갠 쌀을 불려 발효시키자 구수한 향을 풍기는 막걸리가 만들어집니다.

대를 이은 이 술 양조장, 오랜 맛의 비결 중 하나가 질 좋은 우리 쌀이지만 요즘 같아선 전통 잇기가 고달픕니다.

[이방희/양조장 대표 : "(가격이) 두 배 조금 넘네요. 그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사실은 경쟁력 자체가 좋습니다, 수입쌀을 쓰면. 그래도 우리 것이 좋지 않나요. 우리 몸에는 우리 것이 맞아요."]

쌀로 빚는 우리 술, 막걸리도 60% 이상이 수입 원료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생산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원료비만 따지다 보면 저렴한 수입 쌀에 눈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식품제조업계에서 국산이 외면받는 건 쌀만이 아닙니다.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낮은 관세로 싸게 들여오는 농산물만 한해 수입액의 74% 수준.

국내 식품 기업의 국산 원료 사용 비중이 수년째 30%대에 머무는 이유기도 합니다.

[이대형/경기도농업기술원 농식품개발팀 : "물류비를 지원해준다 하는 것들은 있는데, 국산 농산물을 썼을 때 수입 농산물보다 세금을 좀 깎아준다거나 그런 근본적인 혜택이 있어야만..."]

지역 농산물 구매 실적이 우수한 자치단체에 지원금을 주는 정책이 있지만 의무 지원이 아니다 보니 최근 3년 새 지원금을 받은 덴 한 곳도 없습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수입산에, 우리 농산물이 설 자리를 잃지 않도록 안정적인 생산과 소비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영상편집:조의성/그래픽:오은지·박소현

진희정 기자 (5w1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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