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 취학 연령 하향, 쟁점은?
[KBS 광주] 지난 3월 광주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취학 통지서를 받은 만 6살 어린이들이 부모 손을 잡고 학교에 첫 발을 내딛습니다.
하지만 오는 2025년에는 이들보다 한 살 어린 만 5살 어린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도 있습니다.
박순애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초등학교 취학 연령을 한 살 낮추는 업무계획을 전격적으로 보고한 겁니다.
교육의 출발선 단계부터 국가의 주도적 책임을 강화해 공정한 교육 기회를 조기에 제공하고 교육 격차를 줄이겠다는 등의 취지입니다.
교실 과밀화와 교원 부족을 해소하고 사회 진출 연령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 등도 추진 배경입니다.
[박순애/교육부 장관/지난달 29일 : "영·유아 교육을 강화하는 유보통합을 추진하고 1년 일찍 초등학교에 진입하는 학제개편 방향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박 장관은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3년 뒤부터 단계적으로 취학 연령 하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는 2025년부터 4년에 걸쳐 입학 연령을 3개월씩 앞당기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저출산에 따라 감소세를 보이던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일시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교육부 발표에 교원단체는 물론 학부모 단체까지 진보와 보수 등 이념적 성향에 상관없이 모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보육과 입시 등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상황에서 '학제 개편 방안'을 공론화 과정 없이 발표했다는 데 대해 분노가 거셉니다.
[박선형/서울시 한강로3가동/지난 1일 :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은 이 정책은 대상자인 아이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문제 있는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만 5세 초등 입학에 대해 응답 교원의 94.7%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 이유로는 아동 정서 등의 발달 단계와 교육 과정 난이도 등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이 82.2%, 학령기 중첩에 따른 교육 여건 미비가 5.3%, 일시적으로 취학 시기가 겹치는 아동의 입시·취업 부담 증가 등이었습니다.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윤석열 대통령이 교육부에 신속한 공론화를 지시했습니다.
박순애 교육부 장관도 학부모, 시민단체 관계자 등을 만나서 업무보고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된 것일 뿐이라며 한발짝 물러섰습니다.
[박순애/교육부 장관 : "국민들이 만약에 정말로 이 정책이 아니라고 한다라면 정책은 폐기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국민들이 전부 원하지 않은 정책을 추진하겠습니까?"]
지난 1949년 교육법 제정 이후 유지돼 온 현행 학제.
취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기 위해서는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야당의 반발도 거센 상황입니다.
학제 개편이 보육과 입시, 사회 진출 시기 등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보다 세심한 검토과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하선아 기자 (sah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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