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비상상황 아니라는 게 '용피셜'"..'대표 해임' 해석에 폭발

선담은 2022. 8. 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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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전국위원회 의장인 서병수 의원은 3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 일정 등을 공개하며, '비대위가 출범하면 이준석 대표는 해임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현 당헌·당규 대로라면 애당초 비대위 출범은 불가능하다. 당헌·당규를 고쳐야 비대위 출범이 가능하다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현 당헌·당규를 근거로 이 대표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건 모순된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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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전국위 의장 일정 발표
"비대위 땐 임기 2년 대표 선출"
이 "비상 아니라더니 비상 선포"
당헌·당규 둘러싼 갈등 격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7일 경북 울릉군 사동항 여객터미널에서 선박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전국위원회 의장인 서병수 의원은 3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 일정 등을 공개하며, ‘비대위가 출범하면 이준석 대표는 해임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상임전국위가 당헌·당규 유권해석 권한 가진 만큼 서 의원의 견해는 향후 비대위 전환 과정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비쳐졌다. 이준석 대표는 이에 “이준석의 복귀를 막는다는 판단”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도 “당헌·당규를 입맛대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비판에 가세하며, 비대위 체제 전환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오는 5일 오전 상임전국위를 먼저 열어 현재 국민의힘 상황이 비상 상황에 해당되는지부터 유권해석을 받을 예정”이라며 “9일 예정된 전국위에서 당헌 개정안이 의결되면 곧이어 비대위원장 임명 절차를 밟겠다. 늦어도 10일까지는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브리핑 뒤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성격에 관련 없이 당헌·당규상 비대위가 출범하면 최고위원회라는 지도부는 해산하게 돼 있다. 비대위원장이 당대표 권한을 갖게 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어 “(차기 지도부는) 2년 임기를 가진 온전한 지도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전반적으로 당헌·당규 상황으로 보면,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해석은 친윤석열계의 바람과 비슷한 것으로, 이대로라면 이 대표가 내년 6월까지 임기가 남았음에도 당원권 정지 징계 조처 해제(내년 1월9일) 이후 당 대표로 복귀하는 게 불가능해진다. 

이 대표는 “끼리끼리 이준석 욕하다가 문자가 카메라에 찍히고 지지율 떨어지니 내놓은 해법은 이준석의 복귀를 막는다는 판단”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헌당규도 바꾸고 비상 아니라더니 비상을 선포한다. 사퇴한 최고위원이 살아나서 표결을 한다”며 “용피셜하게 우리 당은 비상 상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위치한 ‘용산’과 ‘오피셜’을 합친 ‘용피셜’이란 표현을 통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을 축출하려고 비대위 전환을 추진하며 무리하게 당헌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저녁 추가로 페이스북 글을 올려 배현진 최고위원의 사퇴 선언 직후 비대위 전환을 촉구하는 초선의원 30여명의 익명 성명이 나온 점을 지적하며 “목숨이 위협받던 일제시대에 독립선언서도 최소한 다 실명으로 썼다”며 “당에 무책임이 깃들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도 서병수 의원의 해석을 ‘근거 없는 해석’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현 당헌·당규 대로라면 애당초 비대위 출범은 불가능하다. 당헌·당규를 고쳐야 비대위 출범이 가능하다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현 당헌·당규를 근거로 이 대표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건 모순된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띄운 ‘혁신위원회’의 위원장인 최재형 의원도 “최고위원의 자진사퇴로 비상상황을 야기해 언제든 자의적으로 비대위로 전환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당원민주주의에도 반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조해진 의원도 “자동 해임이라는 당헌·당규도 없다”며 “현재 상황을 근본적으로 변경시키는, 당 대표가 없어지는 해석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분란이 생기고, 반발과 저항이 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 쪽은 지난 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상임전국위·전국위 개최 안건을 의결한 것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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