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문제 두고 과거와 달라진 美·中..국내 이슈 해결 위한 행보?
中, 과거와 달라진 강경 대응으로 시진핑 3연임 앞두고 민심 모아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서로 이전과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대만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드러냈던 미국 한발 물러선 듯하고, 항상 먼저 물러났던 중국은 과거보다 한 발 더 들어간 모습이다.
미·중의 이런 행보는 서로 얽히고설킨 복잡한 국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것으로 양측 모두 큰 손해를 보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와 국방부에서는 펠로시 의장의 방문이 대만해협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CNN 등 미국 주요 매체는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행정부 차원에서 펠로시 의장에게 이번 방문이 촉발할 수 있는 위기 등을 설명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두고 미 행정부가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공화당을 비롯한 미국 조야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결국 바이든 행정부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손을 들어주며 미국내 권력서열 3위 펠로시 의장의 보호를 위해 항모 파견 등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펠로시 의장이 대만행을 택한 것은 다가올 중간선거를 위한 것이란 관측이 있다. 코로나19,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 사태, 최근 경기침체 등으로 미국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 배경이 된다.
이에 대외적으로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을 자극하며 미국이 자랑하는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대만행을 선택했다는 진단이다.
선거 분석 사이트인 파이프서티에이트에 따르면 올해 11월 공화당이 하원을 다시 장악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만약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수당 위치를 잃는다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남은 임기 국정 과제 추진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영국 가디언은 "미국 민주주의가 내부적으로 흔들리는데, 외부를 향해 민주주의를 외치는 것만큼 주요 정당을 결집시키기 좋은 건 없다"고도 짚었다. 또 "펠로시 의장에게는 선거 산술일 수도 있다"고 봤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어 하원의장 자리는 공화당에 넘어갈 공산이 크고, 이 경우 82세의 펠로시 의장은 정계 은퇴가 예상되기도 한다.
반면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가능성이 보도되자 즉각 "불장난을 하면 타 죽을 것"이라는 격한 반응을 내비치며 대만 해협과 대만 인근에서 군용기와 함선 등을 동원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당장 중국 외교부만 해도 그동안 전면에 나섰던 대변인들이 빠지고 차관급인 화춘잉 대변인이 다시 나서는 등 이번 문제를 중국이 얼마나 심각하게 다루고 있는지 보여준다.
중국이 반발 배경에는 경기침체로 인한 성장률 하락과 제로 코로나 정책, 최근 잇단 기업인들의 부정 행위로 인한 민심 이반을 잠재우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올가을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해도 여론의 응집 없이는 이후 정국 운영에 탄력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중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도발 행위를 통해 흩어진 민심을 한 곳으로 모이기 위한 행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국에 대한 자신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과거 1~3차 대만해협 위기와 달리 이제 강력해진 군사력으로 미국의 도발에 맞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앞서 중국은 3차례 대만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지만 미군 항공모함이 등장하면서 물러서야 했다.
중국 정부의 이런 물러서지 않는 행동은 국내 여론을 자극해 연말 시 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애국주의도 고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대만을 향해 더 이상 미국의 보호가 먹히지 않는다는 뜻을 강조해 대만내 여론 동요를 일으키는 한편 미국을 향해서도 결국 대만 통일을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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