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 교수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병원 탓 말고 본질 봐주길"

이정민 2022. 8. 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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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대학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최근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아산병원을 향하는 국민들의 분노에 대해서는 아산병원을 탓하기보다는 그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냈다.

또 "뇌혈관 수술의 위험도와 중증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의료수가(진료비)로 인해 지원자도 급감해 없는 한국 현실에서 뇌혈관외과 의사를 전임의까지 양성해 놓으면 대부분이 머리 열고 수술하지 않는 코일 색전술, 스텐트 등 뇌혈관내시술(신경중재시술)을 하는 의사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며 "큰 대학병원에는 뇌혈관외과 교수가 그나마 2~3명이라도 있지, 중소병원이나 지방 대학병원에는 1명만 있거나 아예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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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정민 기자] 국내 한 대학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최근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아산병원을 향하는 국민들의 분노에 대해서는 아산병원을 탓하기보다는 그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냈다.

3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자유게시판에 이번 사고와 관련된 기사가 공유되었고, 그 게시글에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뇌혈관외과) 교수가 댓글을 달았다.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방 교수는 "본질은 우리나라 '빅5' 병원에 뇌혈관외과 교수는 기껏해야 2~3명이 전부라는 현실이며 큰 아산 병원도 뇌혈관 외과 교수는 2명 밖에 없어 밤에 국민들이 뇌출혈로 급히 병원을 찾았을 때 실력있는 뇌혈관 의사가 날밤을 새고 수술하러 나올 수 있는 병원이 전국에 거의 별로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고 당일 한 분은 해외 학회 참석 중이셨고 또 한 분은 지방 출장 중이셔서 뇌혈관 외과 교수가 아닌, 뇌혈관 내시술 전문 교수가 어떻게든 환자를 살려보려고 색전술로 최대한 노력했지만, 결국 출혈 부위를 막을 수 없었고 머리 여는 개두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병원에 없어 환자를 살려보려고 수소문해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큰 아산병원에서 뇌혈관 외과 교수 달랑 2명이서 1년 365일을 퐁당퐁당 당직을 서고 있는데, 과연 국민 중 몇 프로가 50살을 넘어서까지 인생을 바쳐서 과로하면서 근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뇌혈관 수술의 위험도와 중증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의료수가(진료비)로 인해 지원자도 급감해 없는 한국 현실에서 뇌혈관외과 의사를 전임의까지 양성해 놓으면 대부분이 머리 열고 수술하지 않는 코일 색전술, 스텐트 등 뇌혈관내시술(신경중재시술)을 하는 의사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며 "큰 대학병원에는 뇌혈관외과 교수가 그나마 2~3명이라도 있지, 중소병원이나 지방 대학병원에는 1명만 있거나 아예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40대 이상 실력있는 뇌혈관 외과 의사는 거의 고갈된 상태"라면서 "신경외과 전공의들도 전공의 4년을 마치고 나면 현실의 벽에 절망하며 대부분 척추 전문의가 돼 한일합방시대 독립운동을 하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정치권에서 중증의료를 얘기하지만, 정작 신경외과는 필수진료과인 내과,외과,소아과,산부인과에서 빠져 있는 상황이여서 허공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며 "책임자를 처벌하고 끝나는 식이 아니라 고갈돼 가고 있는 뇌혈관 외과 의사를 보호하고 실력있는 후학을 양성할 수 있는 제도를 개선하는 것 만이 이런 안타까운 일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근본대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24일 서울아산병원에 근무하던 30대 간호사 A씨는 근무 중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다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됐다. 병원은 뇌출혈로 진단을 내렸지만 당시 병원 내부에는 수술을 담당할 신경외괴 전문의가 없었고, 결국 A씨는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오는 4일 서울아산병원을 찾아 현장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고 보도 기사에 단 댓글.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이정민 기자(jungmin7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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