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대위 전환땐 이준석 해임".. 李 "용피셜하게 '참 잘하는' 당"
혁신위 "규정없어".. 내홍 심화
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로드맵'이 공개되면서 직무정지 상태인 이준석 대표 퇴출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가 법적으로 절차상 문제제기를 할 가능성이 크고, 이 대표 복귀가 전제되지 않는 비대위 전환에 반대하는 주장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내홍이 더 수렁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인 서병수 의원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부의장인 윤두현·정동만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5일 상임전국위, 9일 전국위를 순차적으로 열어 비대위 전환을 위한 유권해석, 당헌 개정, 비대위원장 선임 논의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늦어도 10일까지는 전국위 의결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구상이다.
5일 소집 예고된 상임전국위에선 이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로 직무가 불가능한 '사고' 상태와 더불어 최고위원들의 연쇄 사퇴선언으로 최고위가 기능을 상실, 당이 '비상상황'인지 판단하는 유권해석이 우선 이뤄진다. 지난 1일 의원총회에서 참석 의원 89명 중 88명의 찬성으로 당이 비상상황이라는 총의가 모였으나 정식 의결은 아니어서, 상임전국위 권한으로 해석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것이다.
다만 서 의원은 "(비상상황 판단이) 안 나오면 (비대위 전환을) 못하는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당헌 개정도 추진한다. 현재 당헌 96조에는 비대위원장을 임명하는 주체로 당 대표 또는 '권한대행'만 적시돼 있어, '직무대행' 체제에서도 가능하도록 고친다는 취지다. 전국위 소집 전 출석 가능한 현원을 파악하거나, 비대위원장 추천 및 임명안 의결까지 거쳐야 할 실무를 고려하면 당초 계획한 9일보다 수일 더 소요될 수도 있다.
비대위가 구성될 경우 소위 '관리형'이 될지 '혁신형'이 될지, 차기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맞물려 당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서 의원은 비대위 성격이 상임전국위 이전 결정돼야 한다며 대표 직무대행인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판단을 넘겼다. 서 의원은 "비대위가 출범하면 성격과 관계없이 당헌·당규상 자동적으로 과거 지도부는 해산하고 비대위원장이 당대표 권한을 갖는다"며 이 대표 '자동 해임'을 못 박았다.
비대위 이후 선출된 당 대표는 현행 당헌당규상 이 대표의 잔여임기만 소화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비대위 다음에 열리는 전대"라며 "2년 임기를 가진 온전한 지도부가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2020년 4·15 총선 참패 직후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임기 6개월 이상을 남기고 사퇴, 김종인 비대위를 거친 뒤 이듬해 6·11 전대에서 온전한 임기의 이 대표가 선출된 사례를 따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 거취를 두고도 양론이 뚜렷하다. 조기전대를 주장해온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특정인이 복귀하느냐 마느냐가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은 넌센스"라고 했다.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하태경 의원은 "압도적인 다수파가 이 대표 반대편에 서 있다"고 현실을 전하면서도 "법리적으로 보면 당연히 '컴백'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출범시킨 혁신위 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은 SNS로 "지도부 전체의 공감대 없이 비대위 설치를 강행할 경우 당은 더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반대했다. 부위원장인 조해진 의원도 "자동 해임이라는 당헌·당규도 없고, 당 대표 지위는 살아있다"며 서 의원의 언급에 반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지난 3주 동안 이준석은 지역을 돌면서 당원만난 것 밖에 없는데, 그 사이에 끼리끼리 이준석 욕하다가 문자가 카메라에 찍히고 지지율 떨어지니 내놓은 해법은 '이준석의 복귀를 막는다'는 판단"이라며 '비상 아니'라더니 비상을 선포하고, 사퇴한 최고위원이 살아나 표결을 한다"고 지적했다. 또 "'용피셜'(용산+공식입장)하게 우리 당은 비상 상태가 아니다"며 "'내부총질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참 달라졌'고 '참 잘하는' 당 아닌가. '계속 이렇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6일 윤 대통령이 권 원내대표에게 보낸 텔레그램 문자 메시지 내용을 인용해 비꼰 것이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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