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윤주 "배우로서 내 전성기는 바로 지금"

모신정 기자 2022. 8. 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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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대를 풍미한 대표 톱모델이자 MC, 또 싱어송라이터로도 활발히 활약해온 장윤주이지만 이제는 배우라는 호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1300만 흥행 영화 '베테랑'(류승완 감독/2015)으로 배우로서 화려한 데뷔전을 치른 그는 지난해 영화 '세 자매'(이승원 감독/2020)에서 365일 술에 빠져 사는 극작가 미옥 역을 맡아 강렬한 변신을 선보이며 한계 없는 도전 정신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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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종이의 집'서 위조 전문가 나이로비 역 열연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한 시대를 풍미한 대표 톱모델이자 MC, 또 싱어송라이터로도 활발히 활약해온 장윤주이지만 이제는 배우라는 호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1300만 흥행 영화 '베테랑'(류승완 감독/2015)으로 배우로서 화려한 데뷔전을 치른 그는 지난해 영화 '세 자매'(이승원 감독/2020)에서 365일 술에 빠져 사는 극작가 미옥 역을 맡아 강렬한 변신을 선보이며 한계 없는 도전 정신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장윤주가 지난 6월 24일 선보인 넷플릭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렸다. 

그가 연기한 나이로비는 주요 사기 범죄에 다수 연루되었다고 주장하지만 대부분 허풍인 인물로 각종 문서 위조가 전문이다. 조폐국에서 위조 지폐를 찍어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캐릭터다.

장윤주는 평소의 유쾌한 성격과 패셔니스타의 면모를 담아 개성 넘치는 나이로비 캐릭터를 자신의 몸에 꼭 맞는 옷처럼 유려하고 멋스럽게 입어냈다. 

'종이의집'의 홍보 인터뷰에 나선 그는 드라마 캐스팅 과정부터 전종서, 박해수, 유지태 등 주연배우들과의 호흡 소감, 영화 '1승', '시민 덕희' 등 신작 촬영 근황 등을 재기 넘치는 입담으로 쏟아냈다. 모델로서도 오랜 시간 정상에 머물렀고, 방송인으로서도 뜨거운 인기를 누려본 그이지만 여전히 배우로서 엄청난 갈망과 갈증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도 숨기지 않았다.  

- 캐스팅 과정이 궁금하다. 

▶ 2년 전 송강호 선배님과 '1승'(신연식 감독)이라는 영화를 한참 찍고 있을 당시 캐스팅 요청을 받게 됐다. '1승'이 스포츠 영화이다 보니 몸을 많이 써야 해서 잠시 미팅을 미뤄 둔 상태였다. 시나리오를 다 못 읽은 상태에서 2020년 말 미팅을 하게 됐고 이후 영화를 마치고 여유가 생겨서 12부 대본을 전부 읽게 됐다. 이후 김홍선 감독님, 류용재 작가님과 충분한 미팅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캐릭터 분석을 함께 하고 배우분들과도 함께 이야기하며 만들어 갔다. 촬영은 조폐국 세트가 지어지고 난 후인 5월부터 시작했다. 

- 나이로비 캐릭터를 어떻게 구상했는지 궁금하다. 

▶ '1승'은 배구 관련 영화여서 머리 스타일이 커트 형식이다. 나이로비는 좀 더 여성스러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과거 장면에서는 여왕처럼 보이면 좋겠다고 구상했다. 제가 커트 상태여서 뒷머리는 가발을 붙였다. 아마 시청자분들은 잘 모르셨을 거다. 과거 장면 의상 선택을 할때 고민이 많았다. 제가 오래 패션 필드에 있다 보니 의상은 소재나 패턴의 한 끝 차이에 따라 굉장히 다른 느낌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나이로비는 럭셔리한 것도 추구하지만 스트리트한 패션을 지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빈티지함도 내포했으면 좋겠더라. 과거신 의상에서는 잘 아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에 찾아가 같이 고민도 하고 피팅도 하면서 만들어갔다. 헤어와 메이크업은 정말 라인의 두께에 따라서도 큰 차이가 생긴다. 눈썹 모양이라던가 이런 것도 중요하다. 원작 드라마에서의 스타일리시한 모습과 쿨한 것은 기본이고 캐릭터적으로는 생동감 있고 위트도 있으면서 전문가의 모습이 담겼으면 했다. 룩 부분에서는 빈티지와 도시적 모습이 잘 연결되길 바랐다. 

- 서울예대 영화과 00학번이라더라. 36세 때 '베테랑'으로 처음 연기에 도전했는데 연기 시작이 왜 늦었나. 

▶ 변성현 감독, 박상현 감독처럼 학교 동기들 중 감독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분들도 있고 배우 손예진, 정우, 한혜진 모두 동기다. 영화과를 다니던 당시 연기에 대해 큰 마음이 있거나 이러지 않았다. 제가 처음 모델 데뷔를 했을 때부터 영화 제안은 계속 있었다. 그 당시 패션에 미쳐 있어서 연기 쪽으로는 아무런 활동 하지 않게 되더라. 그러다가 한참 후 여러 감독님 미팅을 하다 보니 '베테랑' 류승완 감독님과 하게 됐고 '이 작품을 즐길 수 있겠다, 재미있겠다'는 마음이 들어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그 후 이런 저런 좋은 작품들이 들어왔지만 아이를 낳게 되고 2년 정도 공백이 있었다. 드라마 제안도 여러 건 있었지만 아이를 낳자마자 연기를 한다는게 선뜻 마음이 열리지 않았다. 그러다 영화 '세 자매'를 만나게 됐다. '세 자매'에서 정말 멋진 선배님들과 함께 하며 작품에 빠져서 임하는 것에 대해, 연기라는 것에 대해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었다. 

- '세 자매'가 배우로서의 여정에 깊은 영향을 준 것 같다.

▶그 작품을 하고 나서 제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 들어오는 작품들을 두려워하고 거절하는 것 보다 해봐도 좋겠다'하는 깡이 생겼다. 이전에는 마냥 두려웠다. 영화과를 졸업했다고 해도 '연기를 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운 마음이 있었는데 '세 자매'를 하고 나니 '연기 한번 해봐도 좋겠다'하는 마음이 들더라. 이후 라미란 선배님과 함께 '시민 덕희'를 촬영했고 '1승'에도 출연했다. 그 이후 '종이의 집'을 하게 됐다. 마음을 열고 나니 이렇게 되더라. 마음이 열리기까지 시간은 좀 걸렸다. 제가 되게 신중한 스타일이다. 뭐 하나를 결정하기까지 돌다리도 두드려 보는 스타일이다. 신중함 속에서 '이건 해야지' 결정하고 나면 최선을 다한다. 진심을 다하게 된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 

- 조폐국에서 북한 출신 조폐 전문가와 호흡도 인상적이다. 

▶ 이윤희 선배님이신데 영화 '밀양'에서 약국 운영하는 장로님으로 출연하셨었다. 현장에서 저를 잘 챙겨주셨고 많은 대화도 나눴다. 책도 선물해주셨다. 파트1에서는 제가 정말 돈을 신나게 찍어대지 않나. 돈과의 케미도 좋았고 이윤희 배우님과의 호흡도 좋았다. 

- 커리어에서 완숙미가 깊어지는 것 같다. 

▶ 저는 배우로서 매력을 찾아가는 단계인것 같다. 저 혼자의 삶이 아닌 결혼을 하고 아이를 출산하고 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면서 커리어 뿐만이 아닌 제 삶도 큰 변화를 맞았고 깊이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러면서 제 삶과 커리어도 동시에 넓어지는 게 아닐까.  

- SNS를 통해 애정 깊은 엄마, 톱모델로서의 꾸준한 자기 관리, 배우로서 다양한 영감을 얻는 다양한 활동 등이 느껴진다. 일에서도 일상에서도 행복한 모습이랄까. 성공만 쫓는 각박한 모습이 아니어서 타 연예인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것 같다. 

▶ 셀러브리티나 연예인이 아니어도 숫자에 노출된 삶을 살아가는 시대인 것 같다. 좋아요가 얼마나 많냐, 팔로워가 얼마나 많으냐에 좌지우지되는 삶 말이다. 숫자라는 게 마치 나이처럼 어찌 보면 숫자에 불과하지만 가끔은 그것에 좌지우지된다. 그런 것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늘 노력하지만 어쩌다 보면 별것 아닌 일에 한 순간에 휘말리게 된다. 그래서 늘 제 스스로 중심을 단단히 잡을려고 한다. 

- 한 가지 분야의 성공에 안주할 수도 있을 텐데 매번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모습이 경이롭다. 그런 도전욕구는 어디서 나오는 건가. 

▶ 얼마 전에도 그런 생각을 했다. 연기도 그렇고 모델 일도 그렇고 음악도, 뭔가를 가르치는 일도 모든 분야에 있어서 올드해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나이 들고 옛시절을 지나온 사람으로서의 문화는 당연한 거지만 계속해서 깨어 있는 마인드와 생각, 계속해서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겠더라. 주위 분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그런 부분들이 나를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 같다. 연기를 하면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아, 윤주가 조금 더 일찍 연기를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건데 이미 나이가 든 걸 어쩌겠나. 지금 와서 20대로 돌아갈 수는 없잖나. 모델 활동을 할 때는 170cm라는 내 작은 키가 컴플렉스였다. 그것과 똑같은 거다. '윤주가 조금 더 일찍 배우를 했으면 어땠을까, 좀 더 좋은 작품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이야기의 맞고 그름을 떠나서 배우로서의 나의 시기는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20대에는 패션에 미쳐 있었고 커리어를 열심히 쌓아왔고 40대가 넘어서 연기를 제대로 시작하는 것에 대해 부끄럽거나 하지 않다. 저도 사람인지라 가끔 아쉬운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저를 크게 흔들지는 못한다. 내 시기는 지금인가 보다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기분 좋게 받아들인다. '종이의 집'을 한참 찍고 있을 때 윤여정 선생님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으시는 걸 봤다. 그 때 한참 김혜자 선생님 활약하시는 것도 유튜브에서 찾아보고 그랬다. 그 선생님들처럼 멋진 어르신들 영상을 찾아보며 연기도, 사람과의 관계도, 약속도 모두 길게 보기로 결심했다. 당장 눈 앞의 일만 보지 말고 길게 보기로 했다. 연기자로서의 내 커리아가 40살에 시작됐다면 분명 그만큼의 깊이와 경험들이 담겨서 앞으로 새롭게 펼쳐질 세계들에 도움이 돼지 않았겠나. 

- 유지태, 전종서, 박해수 등과 호흡한 소감은. 

▶ 함께 출연한 배우들은 현장에서 다들 점잖고 착했다. 누구 하나 모난 사람이 없었다. 나이로비 캐릭터가 유머러스한 면도 있고 하니 나 또한 현장에서 나이로비화됐었다. 장난도 많이 치게 됐다. 유지태 오빠와는 모델 활동 시절부터 많이 봐왔던 사이다. 십수년이 넘어서 만나니 너무 반가웠다. 서로 쭈뼛쭈뼛할까봐 걱정했지만 막상 만나자마자 '오빠, 우리는 백스테이지 나눈 사이잖아'라고 말하면서 거침 없이 장난도 치고 했다. 유지태 오빠는 워낙 점잖은 분이라 제가 말 한마디만 해도 너무 웃겨서 쓰러지더라. 

-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나이로비의 활약은 파트2에 나온다. 파트1에서는 조폐국에서 제 첫 등장이 제 첫 촬영이었다. "오빠, 대가리에 빵꾸난다"라고 대사를 했던 부분 말이다. 그 장면에서 공간이 처음이어서 낯설었고 총의 무게가 어마무시했다. 그 장면에서 액션까지 함께 해야 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 끊임 없는 식단 관리와 운동을 통해 20대 때와 별다를 바 없는 몸매를 유지해오고 있다. 독자들에게 장윤주만의 팁 한가지를 소개한다면. 

▶ 몸매관리는 제가 이 직업으로 먹고 살아가려면 평생 해야 할 일이다. 지금은 운동을 안하면 몹시 찝찝한 단계까지 왔다. 아침부터 일정이 있는 날에는 집에서라도 자전거를 탄다건가 하며 쉬지 않고 운동을 한다. 운동 또한 제가 올드해지지 않으려는 노력중 하나다. 가끔은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운동을 할 때도 있다.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하다 보니 자유롭게 먹기도 하는데 주중에는 한끼를 맛있게 먹었다면 두 끼는 가볍게 먹으려 한다. 내 몸을 늘 점검하고 계속 트레이닝하는 것이 몸매를 관리하고 유지하는 방법이다. 하늘이 나에게 주신 좋은 장점을 방치하지 말고 잘 관리하며 지내고 싶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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