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폭염에 한증막 더위.. '입추 매직'에 한풀 꺾일까

곽주현 2022. 8. 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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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비가 쏟아지다 그치는 상황이 반복되는 가운데,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치솟으면서 전국적으로 사우나 같은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다만 주말 중부지방과 전라권에, 다음 주 전국적으로 비가 예보되면서 입추(7일)가 지나면 더위가 한 풀 꺾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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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대구 37.1도로 올해 들어 가장 더워
주말에 중부지방 소낙성 강수 주의해야
다음 주 기온 다소 낮아지지만 "방심은 금물"
제주도 산지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표선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시스

'오락가락' 비가 쏟아지다 그치는 상황이 반복되는 가운데,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치솟으면서 전국적으로 사우나 같은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다만 주말 중부지방과 전라권에, 다음 주 전국적으로 비가 예보되면서 입추(7일)가 지나면 더위가 한 풀 꺾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유지됐다. 특히 폭염경보가 발효된 대구는 37.1도까지 치솟으면서 6월 22일(37.1도)에 이어 또 한 번 올해 최고로 더운 날을 기록했으며, 경주시(36.2도), 포항시(35.7도) 등 경북권 도시들이 폭염에 시름했다. 비가 내려 대기 중 수증기가 풍부한 데다 우리나라 쪽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에도 뜨거운 수증기가 가득해 말 그대로 '한증막 같은 더위'가 이어진 것이다.

전날부터 수도권에 퍼붓던 비는 이날 대부분 그쳤다. 제5호 태풍 '송다'였다가 세력이 약해져 서해에 머무르던 열대저기압이 중부지방을 통과해 동해 쪽으로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내린 비였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수도권에 영향을 준 다음 강원도에 비를 뿌리면서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는 과정"이라며 "서부와 남부지방은 북태평양고기압 영향권에 접어들면서 찌는 더위가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우리나라는 '고온습윤'으로 대표되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면서 소나기를 동반한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최고기온 37도에 달하는 더위가 밤에도 누그러들지 않아 열대야가 지속되고, 공기 중 가득한 수증기로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훨씬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오전 우산을 쓴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걷고 있다. 기상청은 서울 지역 호우 특보를 오전 6시 20분 해제했다. 연합뉴스

주말부터는 양상이 조금씩 변한다. 특히 이번 주말 중부지방과 전라권에 내리는 비는 광범위한 지역에 산발적으로 쏟아지는 소낙성 강수의 형태를 띠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우 예보분석관은 "대기 중하층엔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상층엔 북쪽에서 내려온 건조하고 찬 티베트고기압이 자리 잡으면서 대류불안정에 의한 비가 내릴 것"이라며 "같은 지역 내에서도 어떤 지역은 비가 쏟아지는데 옆 동네는 푹푹 찌는 더위만 이어지는 형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낙성 강수지만 금방 그치는 소나기와는 다르다. 우 예보분석관은 "낮 동안 지면을 데워서 생기는 소나기는 열기가 해소되면 그치지만, 이번 비는 북태평양고기압이 관여하기 때문에 넓은 지역에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요일 입추를 지나고 다음 주에 또다시 비가 오면서 큰 더위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이달 8~11일 아침 최저기온을 23~26도, 낮 최고기온을 29~34도로 예보했는데, 이는 이번 주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입추가 지난다고 해서 더위가 완전히 사그러든다는 의미는 아니다. 입추는 24절기 중 13번째 절기로 태양 황경이 135도가 될 때를 의미하는데, 보통 우리나라는 이때쯤이 가장 덥다. 우 예보분석관은 "태양 각도가 다소 낮아지더라도 기압 구조에 따라 더 더워질 수도, 비가 쏟아질 수도 있다"며 "입추를 지나면 더위가 꺾이기도 한다지만 이는 통계적인 측면에서 추측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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