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제약사 기침·감기약 매출 급증

'코푸시럽' '어린이부루펜시럽'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 급상승
여름휴가 대신 공장 일부 가동
연구개발 재투자 선순환 기대

지난달 17일 서울 시내의 한 약국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제약사들의 기침·감기약·해열진통제 매출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침·감기약 및 해열진통제 매출이 각 제약사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풍부해진 재원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이 기대된다.

유한양행의 진해거담제 '코푸 시럽'의 올해 2분기 매출은 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54.2% 성장한 것이다. 알약 형태의 제품 매출까지 더하면 상반기 '코푸' 총 매출은 152억원으로 지난해 연매출액 123억원을 뛰어 넘었다.

삼일제약의 어린이 해열제 '어린이부루펜시럽'도 비슷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부루펜시럽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9억원으로, 전년 전체 매출액 28억원을 이미 돌파했다.

보령의 '용각산'은 올해 2분기에 전년 같은 분기보다 42% 성장한 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1분기에는 39억원의 매출을 올려 상반기 총 매출은 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연매출 100억원 이상 제품에 붙는 '블록버스터 제품'이란 타이틀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의 해열진통제 '이지엔6'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5%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2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대원제약 '콜대원'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 199억원보다 146.2% 증가한 229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올해 상반기 동아제약 '판피린' 예상 매출은 약 250억원, 동화약품의 '판콜' 예상 매출은 약 22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큰 폭의 성장이 점쳐진다.

일반적으로 제약업계는 7월말 또는 8월초에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일괄적으로 여름휴가를 실시하는데, 올해는 감기약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아제약·동화약품·대원제약·삼진제약 등이 공장 일부를 가동했다. 이로 인해 수급 안정화와 매출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감기약 특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반짝 실적'이지만, 제약사들은 이를 연구개발에 다시 투자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주목받은 대원제약의 경우 2017년 연구개발비가 188억원 수준이었으나, 2020년과 2021년에는 매출액의 10% 안팎인 300억원 가량을 투자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이는 매출이 비슷한 다른 제약사들보다 훨씬 높은 규모다. 콜대원 등의 매출이 안정적으로 이어지면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도 올해 2분기 연구개발비로만 378억원을 사용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15.8% 증가한 수치다. 이미 연구개발을 통해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연구개발에 더 박차를 가하는 만큼 또 다른 의미 있는 성과가 기대된다. 보령은 늘어난 용각산 매출을 활용해 기존 용각산 제품을 개선한 신제품 개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수기자 kim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