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정점 찍었다".. 역전됐던 장단기 금리 '정상화'

김현정 2022. 8. 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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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 발표후 3년물 금리 급락
30년물과 금리 스프레드 10bp로
채권시장 당분간 숨고르기 예상
금리인상 따라 재역전 가능성도
국고채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며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해소되는 움직임이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퍼지며 3년물 금리가 대폭 하락한 결과다. 채권시장은 당분간 숨고르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면 국고채 금리 역전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3일 채권평가업계에 따르면 3년물과 3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2일 10bp(1bp=0.01%p)를 가리켰다. 지난 4월 12일 약 9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장기물인 30년물과 단기물인 3년물이 역전됐었다. 6월 10일 이후 35일 연속 역전 현상을 보였다.

3년물-30년물 금리 차이는 지난 7월 29일부터 정상화됐다. 3년물과 20년물도 7월 한 달 동안만 12번이나 역전했다.

통상 장기물은 단기물 대비 기간 리스크를 반영해 금리가 높다. 이 금리가 뒤집힐 경우 경기 침체 전조로 받아들여진다.

그간 미국의 고강도 통화정책(금리 상승 재료)은 단기물 금리를 급하게 끌어 올렸다. 경기침체 우려감(금리 하락 재료)이 커지며 장기물 금리 상승폭은 제한되면서 장단기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미국 채권 금리는 전 구간에서 장단기 역전 현상이 벌어졌지만 국내에서는 3년물-30년물 금리 역전현상이 뚜렷했다.

10년물 이상의 장기물은 경기성장률에 민감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경기성장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 오른다. 그러나 경기침체 우려감이 커질 때는 상승폭이 둔화하거나 내린다.

우리나라 국고채(3년물-30년물) 장단기 역전 폭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직후인 7월 14일 20.7bp까지 벌어졌다. 우리나라 채권 금리는 미국 채권과 동조화를 이루는 만큼 미국의 주요 지표 발표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이 때문에 미국 채권 시장에 기민하게 반응한다.

미국 CPI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퍼지며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급하게 떨어졌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7월 14일 연 3.247%(KIS자산평가 기준)였으나 8월 2일 연 3.005%로 24.2bp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30년물 금리는 연 3.040%에서 연 3.105%로 6.5bp 올랐다. 경기침체 공포가 완화되며 30년물 금리가 상승세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유재흥 AB자산운용 파트장은 "경기침체 우려감이 있지만 미국에서 경기 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은 적다"라고 선을 그었다.

유 파트장은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 소비자 등 경기주체가 경기침체를 이겨낼 수 있는 체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완화(금리 하락 재료)와 경기침체 우려 완화(금리 상승 재료)가 뒤섞이며 10년물과 20년물 금리는 하락했다. 다만 하락폭은 3년물보다 작았다.

그러나 이러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

시장에서는 채권 시장이 당분간 숨 고르기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국고채 금리 역전폭은 추가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는 이미 기술적 침체에 진입했다"면서 "(경기침체로) 장단기 금리 역전폭은 추가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1개월가량 부담스러울 만큼 금리가 빠르게 하락한 측면이 있다"면서 "현재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해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후반기에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마련"이라며 "미국 채권은 모든 구간에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상황이다. 한국은 최근 해소가 됐지만 언제든지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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