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17년 쇼 생활 마감한 남방큰돌고래.."비봉아 잘가!"
이어서 ET콕입니다.
["하나 둘 셋! 짜잔!"]
사육사의 구령에 맞춰 돌고래 쇼가 펼쳐집니다.
갖가지 묘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 돌고래의 이상 행동이 포착됩니다.
사육사의 나오라는 손짓을 계속 거부합니다.
이 돌고래 이름은 비봉이 2005년 제주 비양도에서 포획 된 남방큰돌고래입니다.
다섯 살 무렵에 잡혀와 이팔 청춘까지 수족관에서 쇼 돌고래로 살아 왔습니다.
동료 돌고래였던 제돌이, 삼팔이, 춘삼이는 2013년 제주 바다로 방류됐습니다.
그리고 오늘 비봉이에게도 특별한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정부의 방류 결정이 내려지면서 본격적인 야생 적응 훈련에 들어가게 된 겁니다.
돌고래는 지능지수, IQ가 70∼80.
인간을 제외한 포유류 중에서 원숭이와 코끼리를 제치고 가장 높습니다.
그만큼 일화가 많습니다.
미국 올랜드의 대형 수족관 물방울로 둥근 링을 만드는 돌고래가 화제였습니다.
2008년 경주 감포 앞바다에선 동료 돌고래의 장례식을 치르는 집단 행위가 포착돼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지능이 높고 기억력이 뛰어난 건 어찌보면 비극이었습니다.
바로 이런 연유로 세계 여러 나라 동물원과 수족관에서 애완 동물로 복무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주말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는 제주 앞바다 돌고래의 생생한 모습을 전달한 적이 있습니다.
하늘에서는 물론 배에서까지 근접 촬영해 이 무리의 아름다운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줬습니다.
그들은 자유로웠고 천진해 보였으며 사람을 무서워하기는 커녕 가까이 다가와 친근함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 기억하시나요.
소년과 돌고래의 우정을 그린 영화 '프리윌리'.
엄마에게 버림받은 12살 제시는 수족관에서 일을 하다 만난 돌고래 윌리와 깊은 교감을 나눕니다.
수족관에서의 사육을 거부하는 윌리.
제시는 윌리를 바다로 돌려보내기로 결심합니다.
[영화 <프리 윌리> : "그리울 거야, 나를 잊지마, 알았지?"]
하지만, 돌고래의 자연 방사를 놓고 사람들은 여전히 걱정이 많은 모양입니다.
수족관 생활에 길들여진 돌고래가 과연 야생에서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염려인 것이죠.
다행히 비봉이가 속한 남방큰돌고래는 활동 반경이 넓지 않고 특히 제주도 주변의 남방큰돌고래는 114마리 정도로 개체수가 많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들이 비봉이를 기억해 내고 쉽게 무리에 받아들일거란 추측이 가능합니다.
해양수산부는 비봉이 등지느러미에 GPS 장치를 부착해 방류 이후 1년 이상 집중 모니터링을 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귀향한 제돌이 복순이 태산이를 만나 드넓은 바다를 유영하는 비봉이의 소식이 들려오기를.
지금까지 ET콕이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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