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레라] '가치투자 전도사' 강방천 얼룩진 퇴장..'더현대 서울' 자신감 얻은 정지선 호남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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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포커스 - 'C레벨 라운지
◇ 존리 이어 강방천도 '차명투자 의혹'
이번 주 'C레벨 라운지' 시작합니다.
저희가 꼽은 첫 번째 인물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입니다.
'한국의 1세대 펀드매니저', '가치투자 대가' 강 회장을 지칭하는 수식어들이죠.
평소 강연과 방송을 통해 대중과 활발히 소통해 온 그가 지난주 금요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면서 업계에 놀라움을 안겼죠.
그런데 퇴진을 전격 선언한 날에 공교롭게 그가 차명투자로 자기매매를 해왔다는 금융당국 검사 결과가 전해지면서 업계에 더 큰 논란과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강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공유오피스업체 '원더플러스'라는 회사에 본인 자금을 대여해주고 법인 명의로 자산을 운용한 혐의인데요.
원더플러스는 현재 강 회장이 1대 주주, 그리고 강 회장의 딸이 2대 주주인 회사입니다.
금감원이 지난해 11월 실시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정기검사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당국은 이를 차명투자로 보고 있습니다.
투자 활동으로 이익이 발생해 해당 법인의 가치가 올라갈 경우, 가장 큰 수혜는 결국 최대주주에게 돌아간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원더플러스가 86% 지분을 보유 중인 강 회장 개인회사나 다름없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보태는데요.
금감원은 내부적인 법리 검토를 마치고 강 회장에 대한 제재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법인이 나한테 이자를 주면서 돈을 빌린 것이다. 법적으로 전혀 하자가 없다"고 강조했고요.
또 "받은 이자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세금도 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강 회장은 "만약 자기매매를 통해 이익을 내려고 했다면 사모펀드를 만들어 운용하는 게 백번 낫다"고 밝히며 항변하기도 했습니다.
강 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국내 1위 로펌 김앤장을 선임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는데요.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존 리 메리츠운용 대표에 이어, 강 회장까지 불미스러운 일에 얽히게 되자 안타깝다는 반응입니다.
그러면서도 강 회장의 은퇴 발표와 금감원 검사 결과가 묘하게 맞물리면서 두 사안을 분리해 보기 어렵다며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금감원과 강 회장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당국의 제재 여부와 관계없이 법적 공방으로 불거질 조짐도 일고 있는데요.
그러나 결과가 어떤식으로 나오든 그가 30년 넘게 쌓아올린 명성이 이번 차명투자 논란으로 흠집이 난 것은 분명하다는 게 업계의 평입니다.
◇ '더현대' 브랜드 영토 확장 나선 정지선
저희가 꼽은 두 번째 인물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입니다.
정 회장이 또 한번 유통업계의 '게임 체인저'를 꿈꾸는 걸까요?
정 회장이 그룹의 오프라인 영토를 넓힐 새로운 거점으로 호남을 콕 집었습니다.
'복합쇼핑몰 불모지'로 불리는 호남에 출사표를 던지며 유통가에 화제를 모았는데요.
얼마 전 그룹 차원에서 광주 복합쇼핑물 유치를 공식화하고, 지자체와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해당 지역은 광주시 북구 일대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인데요.
그룹 측은 이 곳을 쇼핑·여가·휴식·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미래형 복합몰로 개발할 계획입니다.
유통가 안팎에서는 정 회장의 이같은 행보를 파격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인데요.
'베일 속 조용한 행보', '돌다리 경영' 같은 수식어가 말해주듯 신중했던 이전 모습과 달리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심사숙고 끝에 결론을 내리면 인수합병이든 신규 출점이든 뚝심있게 밀고 나간 전례에 비춰본다면 나름 승산이 있다는 판단 하에 움직였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선전 포고에 신세계와 롯데도 잇달아 출점 계획을 밝히며 정 회장이 유통경쟁을 주도하는 분위기인데요.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광주 복합쇼핑몰 추진 공약과 연관된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합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측은 대통령 공약으로 주목받은 부분도 있지만 호남 지역은 대선 이전부터 공들여 온 시장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경쟁사들이 저마다 이커머스 강화를 외치며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때도 현대백화점은 조용히 오프라인 경쟁력을 키워왔고요.
그에 따른 결과물이 도심형 쇼핑 문화 복합 공간의 표본으로 자리매김한 오늘날의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들 황무지라며 쳐다보지 않던 호남 지역 소비 수준이 전과 달리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경쟁사들이 온라인에 매진할 때 복합몰 출점을 준비해왔다는 겁니다.
출점 계획만 밝힌 경쟁사와 달리 부지 확보 작업도 상당 부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요.
여기에 호남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지역 세수로 환원하는 식의 동반성장 구조도 짜놨다고 그룹 측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펼쳐진 상황만 놓고 보면 말뿐인 경쟁사들보다 이미 행동으로 앞서 나갔다는 평이 나오는데요.
정 회장이 더현대 서울의 성공을 발판으로 삼아 광주에서 오프라인 유통의 새로운 역사를 또 한번 쓸 수 있을까요?
이번 주 C레벨 라운지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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