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공정위 밀착에..로펌, 공정거래 전관 모시기

김형주 2022. 8. 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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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 전담부서 확대 등
정부, 재계수사 강화 움직임에
전담 법조인들 몸값 높아져
檢공조부, 선호부서로 떠올라
판사 출신 전문가들도 인기
검찰이 기업 수사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와 협력을 강화하고 공정거래 전담부서도 확대하기로 하면서 대형 로펌들이 공정거래 전문 '전관' 판검사 영입에 힘쓰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기업에 대한 공정거래법 위반 관련 검찰 수사가 활발해질 것으로 판단한 로펌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대형 로펌들은 선제적으로 공정거래 그룹을 키우고 전관을 영입해 공정거래 분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달 26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공정거래 수사 조직을 정비해 공정거래 사범을 엄단하고 내년 중 공정거래 전담 수사부서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보고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검찰과 공정위 간 '리니언시' 정보 공유 확대 방안을 마련했다. 아직 두 기관 간 구체적인 정보 공유 범위와 방안 등은 나오지 않았지만 기업들은 두 기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법무부는 현재 서울중앙지검 1곳에만 있는 공정거래조사부를 전국 검찰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검사 시절 대검 중앙수사부 등에서 다수의 대기업 수사를 진행했던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당시 '공정거래 분야야말로 검찰의 개척 분야'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중에도 공정거래조세조사부를 공정거래조사부와 조세범죄조사부로 분리해 힘을 실어줬다.

검찰의 공정거래 수사 부서가 확대되면서 로펌의 공정거래 전관 영입은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형 로펌에서 공정거래 전문가 '모셔가기'가 이어지자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검사들이 선호하는 부서로 뜨고 있다. 기업 수사는 반부패 수사와 달리 좌천 등 정치적 위험이 작고 전문성도 쌓을 수 있어 퇴직 후 로펌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통상 대기업 총수급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게 되면 대형 로펌은 공정거래팀을 꾸려 수사에 대응한다. 로펌 관계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에도 로펌들이 여전히 공정거래 분야 검사 출신들을 모셔가고 있다"고 말했다.

로펌의 공정거래 전관 영입을 보면 최근 법무법인 바른은 고진원 전 서울중앙지검 공조부장(사법연수원 33기)을 형사그룹 소속 변호사로 영입했다. 고 전 부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공정거래 분야 전문가로 최근까지 삼성웰스토리 '계열사 급식 몰아주기' 사건을 지휘하며 '재계 저승사자'로 불렸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출신인 김정환 전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장(33기)을 영입했다. 김 전 부장은 검사 시절 기업들의 부당 지원과 불공정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바이오헬스와 중대재해 분야 수사 경험도 풍부한 김 전 부장은 태평양의 공정거래 조사 대응센터와 중대재해 대응본부, 리스크 자문본부 등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 창립 멤버인 김윤후 전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1부장검사는 법무법인 화우에 합류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6년 공정위에 파견돼 2년6개월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또 서울고검 공정거래팀과 대검찰청 공정거래법 개정 태스크포스(TF) 일원으로 활동한 전문가다.

대형 로펌들의 구애는 검사에게만 머물지 않고 공정거래 전담부 출신 판사로도 향하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은 법원 내 공정거래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최한순 전 서울고법 판사(27기)를 영입했다. 최 전 판사는 공정거래 전담 부서인 서울고법 행정6부에서 재판장과 주심으로 다수 사건을 처리했고 사법연수원 교수도 역임했다. 세종은 대법원에서 공정거래 전담 재판연구관을 지낸 주현영 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32기)도 영입했다. 주 변호사는 공정위 카르텔조사국과 송무담당관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고, 전 직장인 광장에서도 다수의 공정거래 사건을 맡았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진상훈 전 서울고법 판사(29기)를 공정거래그룹 변호사로 영입했다. 진 전 판사는 3년간 서울고법 공정거래 전담 재판부에서 다수 사건을 처리하며 전문성을 쌓았다.

법무법인 율촌은 공정거래 및 금융 분야 전문가인 김기훈 전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장을 영입했다. 특수 수사에 정통한 김 전 부장은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 시절 다수 건설사의 관급공사 입찰담합 공정거래 사건을 담당했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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