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포위하며 군사훈련..경제보복까지 총공세

손일선,이유진 2022. 8. 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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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해협 긴장 최고조
中외교부, 美대사 긴급초치
"머리 깨져 피흘릴 것" 경고
대만산 과일·식품 수입중단
CATL, 북미 투자 전격 보류

◆ 美 하원의장 순방 파장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결국 대만 방문을 강행하자 중국이 군사력을 동원한 무력시위부터 경제보복까지 가능한 모든 카드를 꺼내들며 초강력 대응에 나섰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도력과 위상에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중국이 향후 대응수위를 더 높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동아시아의 가장 위험한 화약고인 대만해협을 둘러싸고 미·중 간 갈등 수위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먼저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도착과 동시에 사실상 대만을 봉쇄하는 수준의 군사훈련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과 대만을 압박했다.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4일 낮 12시부터 7일 낮 12시까지 대만 주변 해역과 공역에서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사격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영통신인 신화사는 이례적으로 지도까지 동원해 훈련이 이뤄지는 구역의 위도와 경도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훈련 지역은 대만 북부·서남·동남부 해역 등 6개 지역으로 대만 전체를 포위하는 형세를 갖추고 있다. 중국의 항공모함도 동원됐다. 홍콩 명보는 "중국 항모인 랴오닝호와 산둥호가 각각 산둥성 칭다오와 하이난성 싼야에서 대만해협을 향해 출항했다"며 "항모가 남과 북으로 대만을 압박하는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을 겨냥한 강경 발언도 쏟아졌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3일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은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최대 파괴자'가 됐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대만 문제에서 도발해 문제를 일으키면 반드시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2일 심야에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를 긴급 초치해 "중국은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영매체들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오히려 중국의 대만통일 속도를 빠르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구시보는 2일 사평에서 "미국 등 외부 세력이 대만 민진당과 결탁해 도발할 때마다 중국은 완전 통일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또 사드사태 때처럼 경제 보복 카드도 꺼내 들었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닝더스다이)은 북미 투자 계획 발표를 보류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CATL은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와 포드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공장 설립과 관련한 발표를 앞두고 있었지만 이를 오는 9월이나 10월까지 미루기로 했다. 투자 규모는 약 50억달러(6조5800억원)로 전해졌다.

중국 해관총서는 3일부터 대만산 감귤에서 유해물질이 발견됐다며 수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해관총서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전날인 1일 밤 음료수 생산 기업 웨이취안과 과자류 생산 기업 궈위안이 등 100여 개 대만 기업의 식품에 대해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또 중국 상무부는 대만에 대한 모래 수출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중국이 내놓은 조치들을 분석해보면 군사적·경제적 제재와 같은 직접적인 반격은 대만에 집중돼 있고 미국에 대해서는 일단 경고성 발언을 내놓는 선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언제든 일촉즉발의 위기 국면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 서울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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