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與이익에 복무하는 검경, 국기문란"

성승훈 2022. 8. 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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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후 첫 기자간담회
"국민의힘 고발에 따라 수사
사법 리스크라는 표현 유감"
"의원 욕 플랫폼 표현 과했다"
당대표 후보 제주토론회에선
"경찰국 만든 행안장관 탄핵을"
3일 제주시 연동 제주M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앞서 강훈식 후보, 이재명 후보, 박용진 후보(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당권에 도전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을 겨냥한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기소·수사권을 가진 검찰·경찰이 그 권한으로 정치에 개입하고, 영향을 주고, 특정 정치세력 이익에 복무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이것은 가장 심각한 국기문란"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3일 대선 패배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신을 향한 사법 리스크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경쟁자였고, 차기 유력 주자인 본인을 향해 정치보복성 수사를 진행하고 있음을 부각한 것이다.

사법 리스크란 프레임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이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이에 따라 수사하는 것을 사법 리스크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과 검찰·경찰에서의 공격적 언행을 우리 안에서 쓰는 것도 참으로 안타깝다"며 당권 경쟁자인 박용진 의원을 비롯한 '비이재명계'에도 날을 세웠다. 아울러 "먼지 털 듯 십수 년간 계속 터는데도 (범죄혐의) 팩트가 없다"며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무혐의를 자신했다.

이 의원은 소위 '의원들 욕하는 플랫폼' 논란에 대해선 "표현이 과했고 양해를 바란다. 앞으로는 더 신중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내가 월급을 주고, 내가 권한을 맡긴 대리인·일꾼·대통령에게 욕도 못 하냐'는 말씀을 했다"면서 "욕을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은) 비판받을 의무가 있다는 것"이라며 진의가 왜곡됐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논란이 여전한 인천 계양을 출마에 대해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승리하고 1년 후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에서 지금의 여당(국민의힘)은 대구·경북을 빼고 전패했다"면서 "대선에서 진 측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패배의 가장 큰 이유"라고 말을 시작했다. 그리고 "저를 지지했고 결과에 좌절하는 분들이 투표장에 나오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역대 선거를 보더라도 대선 패배 후 곧바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기는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그럼에도 본인이 반전을 노리며 부름을 받고 나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2년 뒤 비명계를 공천 학살할 것이란 당내 우려에 대해서는 시스템 공천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금까지 그랬으니까, 우리도 그랬으니까 이재명도 그러겠지라는 생각이 아니길 바란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이날 이 의원은 제주 토론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발의해야 한다는 강경론을 펼쳤다. 이 의원은 "현 정부가 법률과 헌법을 위반해 경찰국을 만들겠다는 것을 포함해 시행령에 의존하는 행정을 하는 시도에 대해선 탄핵 발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박용진 의원은 "당대표가 되면 이 장관에 대한 탄핵 카드를 꺼내들 것처럼 말했는데 이슈가 탄핵이냐 아니냐로 간다"며 "능수능란한 대응이 아니다"고 맞받아쳤다. 또 "윤석열 정부의 무능함·무도함을 드러낼 수 있는 상황에서 탄핵을 꺼내면 국면이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탄핵 정국으로 민주당에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수권 정당으로 나아갈 시점에서 정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툭 던진 것이 아니다"며 "헌정 질서를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최고 규범을 지키지 않는 국정에 대해선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 된다"며 "정략적 사고나 계산된 사고보다는 원칙에 입각해서 국민 뜻과 헌법·법률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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