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4천억 투입, 스마트팜 수출 확 늘린다"

송민근 2022. 8. 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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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인터뷰
韓 스마트팜 기술 세계 수준
비용은 주요국 대비 절반
담수화설비 결합해 중동 공략
수출 효자산업으로 키울 것
스마트농업 보편화 위해
내년 상반기 육성법 제정
2024년부터 연구개발 투자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3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스마트팜 기업 `엔씽`을 방문해 스마트팜 산업을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승환 기자]
"스마트팜이 아니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국내에 스마트팜을 보급하고 중동 등에 'K스마트팜'을 보급할 겁니다."

3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스마트팜 기업 엔씽 사무실에서 만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국내 스마트팜 기술이 뛰어난 만큼 이를 국내에 확산시킬 뿐 아니라 전 세계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 장관은 스마트팜 수출 활성화를 위한 업계 간담회를 진행했다.

생산부터 가공, 유통, 마케팅, 소비 전 단계에 걸쳐 스마트농업을 구현하기 위한 첫걸음이 생산 단계의 스마트팜 구축이다. 정 장관은 "국내 온실 기반 스마트팜 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했다"며 "네덜란드가 주도하는 유리온실 기반 스마트팜의 절반 가격에 스마트팜을 보급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1980년대부터 보급해온 비닐온실은 이미 유리온실에 뒤처지지 않는 내구성과 효율성을 자랑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온실 면적은 약 5만4000㏊에 달한다. 정 장관은 "비닐온실 기술은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라며 "어느 나라를 가도 이렇게 온실 농업이 잘 갖춰진 곳이 없다"고 자평했다. 이런 비닐온실에 제어시스템을 도입하면 스마트팜이 단기간에 확산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2027년까지 비닐온실의 20%를 스마트팜으로 전환할 계획을 세웠다.

스마트팜은 환경 통제가 쉬운 온실 분야에서 기술 발전이 가장 빠르며, 여건 통제가 어려운 노지로까지 확산시키는 것이 과제다. 정 장관은 "현재 경북 안동에서 사과 농장에 스마트팜 기술을 시범 적용하고 있다"며 "노지 스마트팜 기술을 확산하기 위해 2024년부터 7년간 4000억원을 투입해 연구개발(R&D)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참여한다. 이 같은 스마트농업을 보편화하기 위한 스마트농업 육성법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정 장관은 "국정과제에 스마트농업 확산이 포함된 만큼 내년 상반기 안에 법 제정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여야 이견이 없는 분야인 만큼 조속히 법이 제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마트농업을 통해 농가 소득도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 장관은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한 청년은 4297㎡(약 1300평)에 오이 농사를 짓는데 한 달 순이익만 500만원이 넘었다"며 "벼농사가 아닌 노지 과수·채소 농사에 스마트팜 기술을 도입하면 농가 소득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지방 소멸과 농촌 소멸도 막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산품처럼 균질한 생산이 가능해지면 이를 바탕으로 추진하는 것이 유통 혁신을 위한 온라인 경매다. 정 장관은 "내년에는 유통 분야 스마트화를 위해 온라인 농산물 거래소를 만들 계획"이라며 "유통단가를 낮추기 위해 쿠팡 같은 플랫폼을 만든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국내에서 스마트팜 산업이 잘 성장하면 이를 바탕으로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제1의 목표는 중동 지역이다. 정 장관은 "기후 환경이 나쁜 중동 지역 국가들은 직접 채소나 과일을 재배하고 싶어 하지만 물도, 기술도 없다"며 "국내 해수 담수화 기업과 스마트팜 기업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중동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종합 수출 지원단도 구성한다. 정 장관은 "정부가 업계와 전문가, 기관 등을 모아 스마트농업 수출 지원단을 꾸릴 예정"이라며 "현재 1억달러 규모 스마트팜 수출액을 정부 임기 내에 몇 배로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국내 기업인 팜에이트의 경우 지난해 쿠웨이트에 스마트팜을 수출하고 올해는 중동과 몽골에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런 기업을 도와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태국, 싱가포르 등 해외 공략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정 장관은 "서울대 푸드테크학과와 대학 3곳에 석사과정을 만들어 지원하고 있다"며 "스마트팜 전문 학과를 만들어 창업과 컨설팅에 필요한 인력을 적기에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청년 200여 명을 뽑아 이론교육과 현장실습을 병행하기 위한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김제와 상주에서 가동하고 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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