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철강업계 실적 '먹구름'..中 경기부양책 변수 될까
원자잿값 하락에 전방 산업 수요도 줄어든 영향
中 부양책 따른 수요 회복 전망도.."3분기 저점"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지난해부터 주요 전방 산업의 호조에 힘입어 유례없는 호황을 맞이했던 국내 철강업계의 하반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전방 산업 수요가 줄고 있어서다. 다만 업계에선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등에 따라 연내 시황이 반등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가 전망한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추정 평균치)는 전년 동기 대비 47.1% 감소한 1조6482억원으로 집계됐다. 석 달 전 컨센서스인 1조9961억원과 비교하면 17.4% 하향 조정된 규모다.
이는 올해 들어 철광석 가격이 내림세로 접어든 영향이 크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7월 톤(t)당 200달러대까지 치솟았으나 1년 새 1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앞서 철강업계는 지난해 원자잿값 상승 등을 이유로 4년 만에 조선용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을 인상한 후 세 차례 연속 가격을 올렸지만 올 하반기엔 이 같은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러시아 영향과 파업 등 영향으로 애초 예상치보다 올 하반기 조선사 후판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원료 가격 등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하반기 후판 가격은 불가피하게 하락하리라고 보이는데 상호 간 인정 가능한 수준에서 (후판 가격을) 합리적으로 결정하도록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전방 수요 산업의 정상적인 가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공급망 이슈가 다소 완화하긴 했으나 올해 하반기에도 영향을 끼치리라고 보고 있다. 또 건설, 자동차 등 산업이 금리 인상 등에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철강 수요 회복 속도가 애초 기대보다는 더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발표한 철강산업 정기 평가 결과 보고서에서 연초 ‘우호적’이었던 철강산업 전망을 ‘중립적’으로 변경했다.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주요국의 통화 긴축, 중국의 도시 봉쇄·경기 부진 등이 거시환경의 불확실성을 키워 철강 수요 회복을 제약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만 중국 정부가 하반기 내놓을 경기부양책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전 세계 철강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수요 회복에 따른 업황 개선이 이뤄지리라는 관측이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0.4%를 기록하면서 경기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의 세 번째 연임을 확정하는 당 대회를 앞두고 있어 경기부양에 대한 의지가 강한 상황”이라며 “올 하반기 중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오면 상반기보다 탄탄한 수요 증가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고, 중국 정부가 지난해 조강 생산량 내에서 올해 생산량을 관리한다고 하면 현지 생산량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현재 중국 업황에선 현지 철강업체들의 감산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하반기는 공급 감소 속 계절적 성수기 돌입과 정부 정책에 따른 수요 확대가 업황을 개선하리라고 보고 있다”며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제품 가격 동반 하락 우려 역시 원재료 가격이 3분기 중 저점을 형성하면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박순엽 (s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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