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 둔화에도..매파 발언 쏟아낸 연준

신혜림 2022. 8. 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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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구인건수 9개월來 최저
월간 감소폭 2년만에 최대
침체우려에 채용 열기 식어
연준 고위층 "물가안정 멀어
9월 자이언트스텝 또 할수도"
6월 미국의 구인 건수가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 채용 건수도 전달 대비 소폭 감소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의 충격으로 미국 경제가 둔화함에 따라 고용시장의 열기도 식은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자 우위 시장이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긴축 행보에 제동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 고위 인사들은 "물가 안정까지 갈 길이 멀다"며 연이어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을 쏟아냈다.

미 노동부가 2일(현지시간) 공개한 6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6월 미 기업들의 구인 건수는 1069만8000건으로 5월(약 1130만건)보다 60만5000건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월 구인 건수가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며,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시장 전망치(1114만건)도 밑도는 수치다.

월간 구인 건수 감소폭은 2년 만에 가장 컸다. 블룸버그는 6월 감소폭이 2020년 4월 이후 가장 컸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두 달을 제외하면 20여 년 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크다.

이직을 위한 자발적 퇴직과 해고 등 비자발적인 퇴직을 모두 포함하는 퇴직자 수는 420만명(5월 430만명)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6월 고용 건수는 637만건으로 전월보다 2% 줄었다. 해고 건수는 5월 140만건에서 130만건으로 줄었으나 해고 비율은 0.9%로 전월과 같았다. 업종별로는 소매업에서만 전체 구인 건수 감소폭의 절반 이상인 34만3000개가 줄었고 도매업(-8만2000개), 주지방정부 교육 부문(-6만2000개)의 일자리 감소도 두드러졌다. 하지만 여전히 일자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넘쳐나는 상황이다. 6월 미국 구직자 수는 591만명이었고, 이에 따라 고용시장에 나온 인력 1명당 1.8개의 일자리가 있었던 셈이라고 CNN은 전했다.

닉 벙커 미 인디드고용연구소 경제연구 이사는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을지 모르지만 급락과는 거리가 멀다"며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은 몇 달 전만큼 장밋빛이 아닐 수 있지만 노동 시장에 임박한 위험의 조짐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연준 고위 인사들은 물가 안정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 매파 발언을 이어갔다. WSJ에 따르면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9월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타당하다는 평가지만, 0.75%포인트도 괜찮을 수 있다는 점을 논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금리 인상폭을 낮출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큰 폭의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이날 링크트인과의 인터뷰에서 "물가 안정 회복까지 갈 길이 멀다"면서 "(물가 억제를 위한) 연준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연준이 내년 상반기 안에 금리 인하로 선회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 채권시장 움직임에 대해 "내가 보는 전망이 아니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워싱턴포스트(WP)에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고 하락하고 있다는 증거가 몇 달 동안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이제 5일 발표되는 7월 고용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이 강력한 고용시장을 방패로 삼아 고강도 긴축 페달을 밟아온 만큼 예상보다 빠른 고용시장 위축은 연준이 속도 조절에 나서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7월에 연속으로 연준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됐고, 다수의 미국 기업이 고용 계획을 철회했다. 시장에서는 7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25만개 늘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통상 높은 수준의 증가폭이지만 2020년 12월 이후로는 가장 낮은 수치다. 7월 실업률은 5개월 연속 3.6%를 이어갈 것으로 경제학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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