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언론비판 왜 잦나 묻자 "누가 주장한다고 보도? 바람직안해"

조현호 기자 2022. 8. 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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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서 명예훼손 상당성(위법성 소각사유) 거론
JTBC 김씨 죽음 법인카드 사건 관련성 집중 보도 불만인듯
사법리스크 우려에 "검경 심각한 국기문란"
당내 의원들 비판에도 "카더라 말고 구체적으로 지적하라"
"표현의 과함 이해해달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과 당내 목소리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언론의 경우 누가 주장한다고 확인도 하지 않고 보도한다면서 이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자신을 수사하고 있는 검경에는 심각한 국기 문란이라 했고, 당내 사법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엔 '카더라 말고 구체적으로 지적하라'고 반박했다.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이재명 의원은 3일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에 대한 비판을 자주하고 있는데 언론의 어떤 점을 개혁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아시아경제 기자 질의에 “극히 일부일 수도 있지만 팩트에 기반하지 않은 일방적인 공격성 보도가 상당히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특히 누군가 자신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인용 보도하는 것도 문제삼았다. 그는 “누군가 주장하더라고 보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누군가가 주장하면 그것이 과연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사실이라고 믿을 경우에만 보도하는 게 맞는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형법상 명예훼손 시 위법성 조각 사유가 되는 '상당성' 항목을 제시하면서 “그것이 대법원의 판례고, 지금도 확고한 판례다.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지금은 그런 것 보다는 누군가 주장하더라라고 (보도)한다”고 규정했다.

이 의원은 “그런 것들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언론의 영향은 정말로 크고, 또 특정 개인들 누군가에 미치는 영향력 매우 크고 일정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치명적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 대해 좀더 신중해 주십사 하는 말씀이었다는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명예훼손 위법성 조각 사유까지 거론하면서 문제 삼은 언론은 법인 카드 사건 관련 숨진 고 김아무개씨의 사건 연관성을 잇달아 제기하고 있는 JTBC를 지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언론 보도 비판의 배경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JTBC는 지난달 28일 저녁 뉴스룸 '[단독] 숨진 참고인 '법카 바꿔치기' 당사자였다…경기도 산하기관 근무도'에서 전직 경기도청 5급 공무원 배모씨가 '법카 바꿔치기'에 사용한 개인 카드 중엔 숨진 김 씨 명의 카드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재명 의원은 이틀 뒤인 30일 강릉 허균 허난설헌 기념공원에서 연 '이재명 초청 토크 콘서트'에서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 검찰·경찰의 강압 수사 견디지 못해서 '언론·검찰이 날 죽이려 한다'라며 돌아가신 분 있는데 그게 이재명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나 JTBC는 지난 2일 저녁 뉴스룸 '[단독] “숨진 참고인 김씨, 김혜경 수행 기사” 새 증언 나와'에서 “숨진 김씨가 지난해 민주당 경선 기간, 부인 김혜경씨와 선거 일정을 함께 한 운전기사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방송에서 김씨의 지인은 음성변조를 통해 “(김혜경씨) 기사로도 일을 하셨었어요. 기사로 같이 수행 기사로서 운전을 직접 제공했던 사람인데”라고 말하는 고 김씨의 육성이 나온다.

그러나 이재명 의원실은 방송이 보도된 지난 2일 저녁 '김혜경씨 수행기사' 보도 관련 이재명 의원실 입장에서 “대선 경선 기간 김혜경씨 차량을 운전한 사람은 전혀 다른 인물”이라며 “이재명 의원과 김혜경씨는 모든 과잉 수사 피해자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 없는 인연을 억지로 만들려는 음해와 왜곡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JTBC가 지난 2일 이재명 의원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아무개씨와 사건 관련성 의혹을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 사진=JTBC 영상 갈무리

이밖에도 이재명 의원은 지난달 29일 '춘천 등 영서지역 당원 및 지지자 만남'을 위해 춘천으로 내려가는 길에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한 이재명TV에서도 언론 탓을 했다. 이 의원은 “서민과 중산층이라고 하면, 부자는 적인가 이런 게 있는데, 고학력 고소득층 소위 부자라고 불리는 분들이 우리 지지자들 중에 더 많다. 저학력 저소득층이 국힘(국민의힘) 지지가 많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때문에 그러지. 언론 때문에”라고 언론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저는 부자를 배제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요즘 민주주의를 넘어 공화주의라는 얘기도 많다. 함께 조화롭게 살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저는 세금 많이 내는 부자를 존중하는 사회가 돼야 하지 않느냐”라고 주장했다.

사법리스크? “검경 심각한 국기문란”

이와 함께 이 의원은 사법리스크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의원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사법리스크와 관련한 질문에 “수사 기소권을 가진 검경이 정치에 개입하고 정치에 영향을 주고 특정 정치 세력의 정치적 이익에 복무하는 나라는 없다”며 “이건 가장 심각한 국기 문란”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 맞춰서 8월 중순까지 수사를 끝내겠다'는 보도를 들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대놓고 정치 개입을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이 고발하고 그에 따라 수사하는 것을 사법리스크라고 표현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고 서글프다”며 “국민의힘과 검경이 쓰는 공격적 언어를 우리 당에서 겪는 것 자체가 참으로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신 수사 받고 있으니 리스크다'라고 말할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이 점을 잘못했기 때문에 문제라고 지적하라”며 “'카더라', '당신 고발 당했더라', '당신 국가기관으로부터 수사 받더라', 이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잘못한 것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라”며 “잘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징후가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하면 안된다. 분명하게 팩트를 지적하는 게 맞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춘천지역 당원들과 만남을 위해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유튜브 생중계를 하고 있다. 사진=이재명TV 갈무리

당원 온라인 청원제와 관련해 이 의원은 “당원과 국민의 민심, 그리고 당심, 여의도 마음, 의사가 너무 불일치한다는 것을 저는 최근에 실감하고 있다”며 “달라도 너무 다르다. 다른 정도가 아니라 배치되는 상태들이 종종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를 두고 “당원과 당의 소통의 부재”라면서 “단절되고 피드백이 제대로 안되다 보니까, 이게 약간 폭력적 형태로 분출되고, 감정적인 대응들, 표현, 억압적 행태, 폭력적인 표현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자신의 문제된 의원 비난 언급을 빗대어 “제가 욕을 하는 플랫폼이라고 하는데, 그런게 아니고, 문자폭탄으로 하느니 자유로운 의사표명이 가능한 게시판 같은 것도 플랫폼의 한 기능으로 갖고 있으면 좋지 않으냐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제가 무지하게 표현 조심하고 있다”며 “여러분 지적 일리가 있다. 강연중 재밌으라고 과장된 표현 그런 것이 문제가 되고 있어 앞으로는 신중하도록 하겠다”고 시인했다.

이 의원은 '사당화' 우려엔 “사당화 우려라는 말을 왜 하는지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며 “(내가 당 대표가 되면) 왜 다르다는 이유로 내 편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제하거나 불이익을 주거나 싸우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사당화 우려를 하는 것은 저는 '지금까지 그랬으니', '우리도 그랬으니 이재명도 그러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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