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정점 '아직'..비싼 곡물가, 밥상물가에 본격 반영된다
국제 곡물가 상승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당분간 밥상 물가를 계속 오를 전망이다. 밀·옥수수 등 국제곡물가격이 최고점을 찍었던 2분기 계약 물량이 국내에 본격 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곡물가격이 식품·외식·축산물 가격에 반영되면서 3분기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2022년 2분기 곡물 수입단가지수를 보면 식용곡물 163.2, 사료용 곡물 158.8으로 전 분기에 견줘 각각 13.6%, 10.6% 올랐다. 1년 전보다 40% 이상 높은 수준으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곡물 수입단가가 오른 시기에 구매한 물량이 들어온 영향을 받았다. 당시에도 밀 공급 부족 우려와 남미 작황 부진, 환율 상승으로 곡물 수입단가는 오름세였다.
3분기(7∼9월) 곡물 수입단가는 2분기보다 더 오를 예정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파종 지연 등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높았던 2분기의 계약 물량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제곡물 가격 변동 요인과 전망’ 현안 보고서에서 “국제곡물 가격이 높았던 3~6월에 주로 구입된 물량이 3분기에 국내로 도입되고, 3·4분기 원·달러 환율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3분기 수입단가지수는 전 분기 대비 각각 15.9%, 16.5%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4분기 곡물 가격 전망도 어둡다. 3분기에 비해 소폭 하락하지만 2분기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4분기 곡물수입단가지수 전망치는 식용 177.0, 사료용 163.1로 3분기(식용·189.1, 사료용·185.0 )보다는 감소했지만, 2분기 163.2(식용), 158.8(사료용)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밀·옥수수 등의 가격 상승은 밥상 물가를 밀어 올린다. 특히 옥수수 가격 상승이 사료값을 끌어올리면서 축산물, 가공식품 가격도 당분간 줄줄이 오를 전망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비엔나(260g+260g) 가격을 7980원에서 8980원으로 올리는 등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9.0% 인상하기로 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스팸 클래식(200g) 가격을 4480원에서 4780원으로 6.7% 올렸고, 동원F&B도 리챔 오리지널(200g) 가격을 5800원에서 6200원으로 6.9% 인상한 바 있다. 햄버거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원부자재 비용 상승을 이유로 올해 들어 이미 두 차례나 가격을 올렸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국제 곡물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수입 단가에 반영이 되려면 3개월 이상 소요된다”며 “여기에 높은 환율이 곡물가격 하락 효과를 상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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