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어렵지만 지금이 상장 적기..철회는 없다" 쏘카의 자신감
시장 상황이 어려운 건 맞다. 하지만 모빌리티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지금 상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공모를 철회할 생각은 전혀 없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나서는 차량 공유 업체 쏘카가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재욱 대표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 참석, “올해와 내년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실현하고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자신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상장 절차를 접은 SK쉴더스·현대오일뱅크 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쏘카는 지난 2011년 설립된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다. 차량 및 전기자전거 공유와 주차 서비스 등을 영위한다. 국내 차량 공유 시장의 79%를 점유하고 있으며, 대표 상품은 최소 30분 단위로 이용 가능한 ‘단기 카셰어링(차량 공유)’ 서비스다. 1개월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구독형 ‘쏘카 플랜’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의 고평가 논란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쏘카는 지난달 15일 증권신고서를 내고 적용 성장률 조정 기업 가치 대비 매출액(EV/SALES)을 기반으로 책정한 공모가 밴드를 공개했다.
미국 차량 공유 업체 우버, 리프트, 동남아시아 차량 공유 업체 그랩과 고투(고젝과 토코피디아의 합병 법인) 등 10개 해외 기업을 비교 기업으로 고른 뒤, 평균 EV/SALES를 7.7배로 계산해 자사에 적용했다. 이를 토대로 산출된 쏘카의 평가 시가총액은 2조3155억원이며, 여기에 주가 할인율 31.1~48%를 적용해 공모가 밴드를 3만4000~4만5000원으로 확정했다.
이에 대해 증권 업계에서는 쏘카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EV/SALES 7.7배가 글로벌 기업 우버(2.4배)나 리프트(1배)와 비교해 너무 높다는 것이다. 비교기업군에 포함된 고투(17배), 오비고(14.1배), 삼사라(11.1배), 오로라이노베이션(15.8배)의 밸류에이션이 높아 평균치가 올라갔다.
박 대표는 “쏘카가 비교기업들보다 더 높은 밸류에이션 멀티플(배수)을 적용했다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리는 올해 다른 플랫폼 회사들과 달리 마케팅 비용 절감을 통해 유일하게 흑자 전환할 것이고 우버·리프트보다 3년 간 매출 성장률이 높다”며 “시장 친화적 공모 구조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가치 평가를 제대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언급한 ‘시장 친화적 공모 구조’란 구주 매출 없이 공모주 전량을 신주로 모집하는 것, 재무적 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들이 모두 자발적 보호예수에 동의한 것을 의미한다. 지분 29%를 보유한 SK와 롯데렌탈이 6개월 보호예수를 적용했으며, 헤르메스투유한회사·알토스벤처스·스톤브릿지벤처스 등 FI들도 상장 후 1~6개월 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했다.
이날 박 대표는 상장 후 공모 자금을 활용해 유망 기업을 인수합병(M&A)할 계획도 언급했다. 그는 “공모 자금의 60%를 기업 인수나 지분 투자, 20%를 신규 사업인 FMS 전기자전거 주차장 플랫폼 확장, 나머지 20%를 신기술 투자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를 고려 중인 회사들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 외에도 박 대표는 매년 차량을 20~25%씩 늘리고 차량 공유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연계 서비스를 제공해 쏘카를 ‘슈퍼앱(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고 단일 앱 안에서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쏘카는 4~5일 이틀 간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뒤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은 10~11일 이틀 간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며 공동 주관사는 삼성증권, 인수회사는 유안타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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