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선언' 한재림 감독 "이번엔 팬데믹 예지력?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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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인류의 재난이었는데 너무 현실에 맞닿아 있는 이야기가 돼서 개인적으로 억울합니다. 다음에는 정말 있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신작 '비상선언' 개봉일인 3일 화상으로 만난 한 감독은 "장르영화를 하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비상선언'을 테러영화 아닌 재난영화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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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전 인류의 재난이었는데 너무 현실에 맞닿아 있는 이야기가 돼서 개인적으로 억울합니다. 다음에는 정말 있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정치에 깊숙이 개입한 검사들을 그린 '더 킹'이 2017년 초 국정농단·탄핵 국면에 개봉하자 한재림 감독의 '예지력'이 발휘된 영화라는 농담 섞인 평가가 나왔다. 한 감독은 오해를 피하기 위해 영화 속 승마 장면을 삭제해야 했다.
신작 '비상선언' 개봉일인 3일 화상으로 만난 한 감독은 "장르영화를 하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비상선언'에서 항공기 내 테러 수단으로 쓰인 바이러스 전파와 이를 대하는 인물들 태도는 최근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 풍경과 겹친다. 한 감독은 10년 전부터 준비한 영화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비상선언'은 코로나19 공포가 극에 달한 2020년 5∼10월 촬영했다. 한 감독은 "영화와 비슷한 사건이 현실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목도하면서 기가 막히고 마음이 아팠다"며 "하지만 영화에서 그리려고 한 것처럼 재난을 잘 이겨내고 있다는 생각에 안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비상선언'을 테러영화 아닌 재난영화로 규정했다. 테러의 구체적 양상과 해결방식 대신 인물들의 대처에 중점을 뒀다는 얘기다. 기내에서 바이러스가 퍼지고 승객들이 죽어가는 모습보다, 희생을 최소화하고 항공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키려는 인물들 노력을 부각했다.
그래서 임시완이 맡은 진석은 테러리스트라기보다는 재난을 상징하는 인물로 쓰인다. 한 감독은 "본인을 범죄자라고 생각하거나 힘주려 하지 말고 일상처럼 연기하면 여러 상황이 (캐릭터를) 만들어 줄 거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재난은 쓰나미처럼 이유 없이 왔다가 사라지지만, 그 여파는 남는다"며 "재난 이후 남겨진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재난은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두려움과 증오, 이기심 같은 게 제가 생각하는 재난입니다. 재난을 이겨내는 건 모든 사람들의 인간성과 용기, 인간만 가질 수 있는 연대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성실함이 모인다면 재난을 극복해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한 감독은 '인간', '사람'이라는 단어를 반복해 썼다. 베테랑 형사 인호(송강호), 국토부 장관 숙희(전도연), 딸과 함께 비행기에 탄 재혁(이병헌) 등 대부분 캐릭터에 직업에 따른 역할 대신 인간으로서 면모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장르적으로 과장하지 말아달라고 했어요. 직업 아닌 사람이 앞서야 했습니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고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으로 존재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한 감독은 "인간이 갖고 있는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해낼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라며 "영화를 보고 나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힐링한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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