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상폐 의혹·中진출 좌절..바람 잘 날 없는 보톡스업계

이광호 기자 2022. 8. 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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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소식이었습니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8년 2월 자사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메디톡신'의 중국 시판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사드 배치 이후 한중 관계가 해빙기를 맞은 지 얼마 안 되던 시점이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해빙기를 맞았지만 경제적 관계는 바로 정상화되지 않았습니다. 잠시 다른 업종을 둘러보자면, 국산 게임의 중국 진출이 꽉 막혔던 사례가 대표적이죠. 사드 갈등 이후 중국이 다시 한국 게임의 허가를 내린 건 2020년 12월 2일이었습니다. 
다른 업계에서 긍정적인 신호탄이 쏘아졌지만, 이 시기 메디톡스는 전혀 다른 악재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국산 게임의 중국 허가가 나기 6개월 전인 2020년 6월, 식약처가 메디톡스 제품에 허가 취소 처분을 한 겁니다. 안전성 시험 자료를 위조하고 승인 없이 수출했다는 여러 혐의가 나왔습니다. 현재도 이 문제에 대한 소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허가는 계속해서 멈춰 있었습니다. 중국이 공식적인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휴젤의 진출로 인해 국내에서 휩싸인 허가 취소 문제가 중국을 멈춰 세웠다는 해석이 힘을 얻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4년 넘게 승인을 기다리던 중국 내 파트너사, 블루미지 바이오테크놀로지가 사업 협력을 해지하겠다는 서한을 보낸 겁니다. 

메디톡스는 "계약 종료가 확정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정황상 진출을 위한 시간이 기약 없이 길어지는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이 중국에는 휴젤이, 미국에는 대웅제약이 진출해 이미 선발주자 자리를 빼앗겼습니다. 

악재 많은 건 휴젤도 마찬가지

경쟁사인 휴젤의 상황도 묘합니다. 메디톡스로부터 미국 ITC에 소송을 당했습니다. 메디톡스는 이미 대웅제약과 같은 소송에서 승소한 경험도 있습니다(이후 대웅제약의 미국 판매사와 메디톡스는 합의에 성공해, 대웅제약의 미국 진출 자체는 이뤄졌습니다). 휴젤이 강경 대응에 나섰고 앞으로 소송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소송이 몇 년을 끌었던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휴젤 역시 식약처와의 소송전에 휘말린 건 마찬가집니다. 메디톡스가 받았던 혐의 중 하나인 미승인 수출 문제입니다. 역시 품목허가 취소가 이뤄졌고 이에 반발해 소송이 진행 중인데, 아직 초기 상태입니다. 최근에야 두 번째 변론이 진행됐고, 여기서는 제조판매 중지와 품목허가 취소 관련 소송 2개를 하나로 병합하는 결정만 내려졌습니다. 다음 달 15일부터 본격적인 공방이 시작됩니다. 

이 와중에 최근에는 '자진 상폐' 이슈가 불거졌습니다. 휴젤을 인수한 컨소시엄의 주축인 싱가포르의 CBC그룹이 이전 상장 계획을 세웠다는 겁니다. 국내에서는 상장을 폐지하고 홍콩 증시에 재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CBC그룹도, 휴젤도 이 계획의 유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진 않았지만, 소문이 퍼진 것만으로도 자진 상폐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습니다.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선 해당 종목의 주식 95%를 매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애꿎은 주가만 요동쳤습니다. 팬데믹 이후 증시 상승과 맞물려 28만 원 가까이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후 자연스럽게 빠지면서 코로나 이전보다도 낮은 10만 원대 초반까지 내려왔습니다. 6월 말 10만 원대 초반으로 저점을 찍었는데, 상폐 이슈가 주가 부양을 일궜습니다. 최대주주의 주식 매입 가능성 때문입니다. 7월 중순에는 장중 13만 8,000원까지 올랐고, 오늘(3일)도 12만 9,700원에 마감했습니다. 

대웅, 미국 수출 순항…"성장 여력 충분"
기존의 소송 악재를 털어낸 대웅제약의 상황만이 좋습니다. 지난해는 3개 회사 중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생산액 1위를 기록했고, 올 2분기에는 200억 원 넘는 수출 실적도 거뒀습니다. 3개 회사 중 후발주자였던 대웅제약이 가장 앞선 자리까지 올라선 겁니다. 

사실상 대웅제약의 제품만 판매하고 있는 미국 판매사 에볼루스는 2분기 3,716만 달러, 약 487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당초 시장 컨센서스를 1.5% 상회했습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웅제약이 에볼루스로부터 올린 나보타 매출이 2분기 211억 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박병국 애널리스트는 "에볼루스는 주력 시장인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대비 두배 높은 성장률을 시현했다고 언급했다"면서 "아직 미국 병원의 3분의 1밖에 침투하지 못해 추가적인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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