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자 만난 이영 장관 "민간주도 물꼬 터야..속도는 조절"

함지현 2022. 8. 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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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업계 간담회' 개최..벤처투자 활성화 논의
"모태펀드, 정책펀드 성격 특화..투자액은 변화 없을 것"
지역 스케일업 펀드·M&A 펀드 대형화 등 현장 의견 경청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이번 정부에서 민간주도 투자시장에 대한 물꼬를 어떤 식으로든 트겠다는 기조는 변화가 없습니다. 다만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와 빅스텝 등으로 급격히 경제가 경색됨에 따라 속도감에 대해서는 조절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일 서울 서초구 한국벤처투자에서 열린 벤처투자업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3일 벤처투자업계와 만나 민간주도 투자시장으로의 전환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도,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업계 상황을 감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벤처투자업계 간담회’ 자리에서 “밴처캐비탈(VC) 업계가 성숙 단계에 들어가니 민간으로 갈 수 있도록 방향을 선회하고 모태펀드는 리스크가 크거나 상대적으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기업에 특화해 정책펀드 성격으로 가야 할 것”이라며 “민간에는 세제감면 등 인센티브안을 유도하는 게 맞지 않냐는 논의가 많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대내외적 어려움으로 인해 모태펀드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해 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2년간 모태펀드 출자액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내년에 모태펀드 총투자액이 설령 줄어들더라도 직접적인 투자 액수는 단시일 내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실제 투자 금액에 변화가 없더라도 시장에 투자 위축의 신호를 줄 수 있다는 부분 때문에 정부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지역 소재 벤처·창업기업들의 경우 성장기에 접어들게 되면 자금이 풍부한 수도권으로의 이전 수요가 높아지는 것을 감안할 때, 지역기업의 성장 단계를 지원하는 지역 스케일업 펀드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이에 대해서는 “2024년까지 지방 대학과 규제자유특구를 중심으로 지자체에 모펀드 4000억원, 자펀드 6000억원씩 총 1조원 이상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힘을 모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고금리, 경제침체 상황 등으로 M&A(인수·합병) 및 구조조정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해 현재 영세한 수준인 ‘중소벤처전용 M&A펀드’들이 대형화될 필요성도 언급됐다. 이 장관은 “M&A 펀드를 늘릴 것이라는 기조를 갖고 있다”며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을 바로 100% 해결할 수는 없지만 법안 발의든 제도개선 등을 통해 유연성을 높여야 M&A가 활성화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발자 부족문제가 심각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에 “디지털 대전환을 위한 인력을 확보한 나라만이 디지털 경제를 견인할 수 있다”며 “이번에 수도권 반도체학과 정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는데, 이 후속타로 다른 부분이 가능하도록 중기부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펀드 자금을 관리하는 수탁기관들이 벤처투자조합의 수탁을 거부하거나 혹은 수탁을 하더라도 조합 운용사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수탁계약이 체결되고 있는 시장 상황에 대한 애로사항도 제기됐다. 이 장관은 “국가적 차원에서 보증 사업과 연계해 정책자금 기관들까지 수탁기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양질의 해외 자금을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에 유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러면서 “해외 IR로드쇼에 중기부가 앞장서 대규모 펀드레이징을 하고 싶다”고 했다.

업계 의견을 들은 이 장관은 “어려운 대내외 경제 여건 극복을 위해서는 불확실성과 위험에도 벤처·창업기업에 대한 벤처투자업계의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가 중요하다”며 “정부 역시 글로벌 창업·벤처 생태계 구현을 위한 지원방안 마련, 민간 모펀드 조성 기반 구축 등 벤처투자업계의 투자활동을 확실히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지성배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을 비롯해 김세연 유티씨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웅 티에스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종필 케이비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창규 다올인베스트먼트 대표, 박문수 인라이트벤처스 대표,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송인애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함지현 (ham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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