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펠로시 대만 순방 논란 키울 수록 대만 독립 논란 더 촉발" CNN

박준호 2022. 8. 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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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대만 독립국가 인정 반대하지만 中 군부조차 암묵적 인정"
"대만, 자치적 국경 자체 방어…사실상 모든 면에서 독립국가"

[타이베이=AP/뉴시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서 조지프 우 대만 외교장관과 대화하며 걸어 나오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2022.08.03.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순방을 놓고 자국 주권과 영토를 침해한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지만, 중국이 반발할 수록 대만 영공의 실체에 대한 논란은 오히려 더 증폭되는 양상이다.

중국은 대만 독립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 하에 절대 불가론을 천명했지만, 사실상 지금까지 대만쪽 영공을 암묵적으로 인정해온 점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영토 침해라고 반발하는 중국의 명분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대두될 수밖에 없다.

CNN은 "중국의 위협은 정확히 무엇이 대만의 영공을 구성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국제법에 따라 인정되는지에 대한 많은 논쟁을 촉발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항의하기 위해 4일~7일 대만 일대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중국 국방부는 '대만 봉쇄'의 일환으로 장거리 실사격 훈련뿐만 아니라 공중 및 해상 훈련을 실시할 계획인 섬 주변 6개 구역의 지도를 공개했다. 군사훈련 중 선박과 항공기의 해당 지역 접근도 금지하는 경고까지 했다.

중국 당국이 발표한 훈련 지역은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까지 확장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국제법에 의해 해안에서 12해리(22.2km)까지 확장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대만 영공을 침범하기도 한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선 한 나라의 영토 경계는 해안선으로부터 12해리(22.2㎞)에 이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정부나 군용기가 허가 없이 다른 나라의 영토 위를 비행할 수 없도록 규정한 국제민간항공협약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그 나라의 영공으로 간주된다. 중국은 UNCLOS에 1982년 12월에 서명하고 1996년에 비준했지만 대만은 그렇지 않다.

만약 대만이 독립국이 아니라면, 대만이 영공을 인정받을 수 있는가는 대만의 국가적 지위와 연계되기 때문에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대만은 자치 민주주의 국가지만, 중국은 자신들의 주권을 내세우면서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도 대만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대만보다는 중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다.

[타이베이=AP/뉴시스] 차이잉원(오른쪽 네 번째) 대만 총통이 3일(현지시간)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낸시 펠로시(가운데) 미국 하원의장에게 '특종대수경운'(特種大綬卿雲) 훈장을 수여한 후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2.08.03.

그러나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객원연구원이자 전 미 국방부 관리였던 드류 톰슨은 "세계 대부분이 대만을 마치 독립국처럼 대하고 있으며, 그러한 이유로 대만이 자국의 영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톰슨은 "현실은 대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대만은 자치적이고 사실상 다른 나라로부터 독립되어 있다"며 "대만은 자체 정부를 선출하고, 세금을 징수하며, 국경을 자체 방어한다. 따라서 모든 면에서 대만은 국가이다"라고 주장했다.

톰슨은 "중국 군부조차 이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민해방군(PLA)이 대만을 인정하지 않거나 중국이 대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대만의 영공을 존중해왔다"며 "중국 민간항공사들도 대만의 영공을 존중했다. 민간항공지침에 따라 대만을 사실상 독립국으로 취급하는 협약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표면적으로는 대만이 자국 영토이기 때문에 대만이나 다른 단체로부터 그 섬의 영공으로 비행하기 위해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중국 당국이 보기에 대만의 영공은 본질적으로 중국의 영공인 것이다.

중국이 대만 상공에 군용기를 띄울 수 있을지에 대해 톰슨은 "국제법에 어긋나지만 국제법은 모호하고 이를 따르거나 강제할지를 결정하는 모든 국가의 해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톰슨은 2016년 국제재판소에서 주권 주장을 기각했음에도 중국이 여러 섬에 군사시설을 만든 사실을 거론하며 "중국이 남중국해 등에서 수십 년간 국제법 규범을 무시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대만이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은 사실 한국, 일본, 필리핀이 중국과 러시아의 상공비행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비슷한 구역을 설정한 미국의 아이디어였다고 CNN은 미국과학자연맹(FAS)의 자료를 인용, 보도했다.

대만의 방공식별구역 중 일부는 실제로 중국 본토 상공까지 뻗어있지만, 중국 항공편들은 대만해협 위 섬과 본토 사이의 중간 지점인 중앙선을 넘어야만 대만으로부터 도전을 받는다고 한다.

[서울=뉴시스] 대만 영공 관련 자료 사진.(사진 출처: CNN) 2022.08.03.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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