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통령은 '충청의 아들'..2027년까지 대통령집무실 세종 설치"
세종의사당·대통령 집무실 조속한 설치 약속
권성동, 공약 파기 논란에 "악의적 정치공세"
국민의힘 지도부가 3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당 내홍 속에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승리를 안겨준 충청권을 찾아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의 조속한 설치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을 “충청의 아들”로 지칭하며 공약 실현 의지를 강조했다.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세종시에 있는 ‘국회 세종의사당’ 예정지를 방문했다. 현장 방문에는 국회 세종의사당·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법안을 발의한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도 함께했다.
권 대행은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이 건립되면 충청도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며 “제가 여당 원내대표로서 국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어서 운영위 소관 업무인 세종의사당 설치 사업을 추진하는 데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권 대행은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여당을 향해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공약을 파기했다고 비판하는 데 대해 적극 해명했다.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는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로 채택됐으나, 정부는 지난달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 대통령 임시 집무실을 설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청사 1동 국무회의장 우선 활용 → 세종청사 중앙동 임시 집무실 설치 → 2027년 세종 집무실 건립’이라는 3단계 로드맵에서 2단계가 생략된 것이다. 권 대행은 “민생 경제 위기에서 150억원 예산을 절감하는 게 낫겠다고 해서 2단계를 생략하고 3단계로 바로 넘어가는 것으로 당과 정부가 합의했다”며 “민주당이 진의를 왜곡해 우리 당이 세종집무실 설치 계획을 철회·취소했다고 호도하면서 악의적으로 정치공세를 폈다”고 말했다.
원희룡 장관은 “대통령께서 세종집무실에 대해 저희에게 당부한 것은 세종의사당과 (함께) 늦지않게, 아무리 늦어도 동시에 들어가란 것”이라며 “세종의사당을 서두르면 (세종집무실도) 당연히 서둘러서 선착순 싸움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는 이어 대전시청을 찾아 대전·세종·충북·충남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입법·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권 대행은 “특별히 윤 대통령이 충청의 아들”이라며 “네 분의 시·도지사가 충청 발전을 위해 한마음으로 일할 준비가 된 만큼 당과 정부도 적극 힘을 싣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장우 대전시장·최민호 세종시장·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는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시·도지사들은 여당 지도부를 향해 지역 현안에 무관심하다는 쓴소리를 했다. 김영환 지사는 “최근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고 인력을 양성하는 문제를 용인·평택 등 수도권에 집중하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도민에게 큰 실망을 줬다”며 “충청이 배제돼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것은 도민이 이 정부에 대해 많이 실망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태흠 지사는 “정부의 긴축예산 편성 움직임 속에서 지역 현안에 대한 정부예산 확보가 더 어려워졌다”며 “특히 대통령 지역공약의 경우 대통령이 지역에 한 약속이라 반드시 반영돼야 할 사업인데도 이행 여부를 챙기는 컨트롤타워나 기구가 지금 없는 등 예산 반영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달 18일 호남권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경기·인천을 제외한 모든 광역자치단체장들과 예산정책협의회를 마쳤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1일로 예정됐던 경기·인천 예산정책협의회를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막바지라는 이유로 하루 전날 취소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김용진 전 경기도 경제부지사의 ‘술잔 투척’ 파문과 원 구성을 두고 여야가 한 달 가까이 대치 중인 경기도의회 상황 등이 협의회가 늦어지는 이유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모든 관심이 쏠려있어 언제 협의회가 개최될지 기약도 없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성원 의원은 통화에서 “조만간 개최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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