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영화나 보러 가자"는 옛말.. 높아진 관람료 속 쏠림현상 심화
"영화나 보러 가자"라는 옛말이 되어버린 것일까? 높아진 영화 관람료로 인해 극장가를 찾는 관객들의 특정 영화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대형 멀티플렉스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CGV는 코로나19 이후 현재까지 총 세 차례 관람료를 인상했다. 현재 주중 일반관 성인 기준 2D 영화의 관람료는 14,000원 IMAX관 기준 2D 영화 관람료는 19,000원에 달한다. 영화를 3D로 관람할 경우 관람료는 23,000원이다.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두 극장 모두 주중 일반관 성인 기준 2D 영화의 관람료는 14,000원이다. 극장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관객이 급감했고, 최저시급의 인상과 물류비, 극장 임차료, 관리비 등 지속적인 고정비용 상승 등으로 경영상황이 악화되며 관람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극장가를 찾는 관객 수는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감소추세를 보여왔다.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극장 관객 수는 2013년 처음으로 2억 명을 돌파했다. 2019년까지 꾸준히 2억 명대를 유지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며 2020년 극장가를 찾은 관객은 5천 9백만 명으로 줄었다.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극장 내 취식이 금지되며 70% 넘게 관객이 급감한 것.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본 것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과 톰 크루즈 씨 주연의 영화 '탑건: 매버릭'이다. '헤어질 결심은 배우들의 눈부신 앙상블, 독창적인 드라마, 빼어난 미술·음악적 연출 등 높은 완성도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며 N차 관람 열풍이 불었다.
CGV에 따르면 '헤어질 결심'은 개봉 1주 차 50만 관객을 넘은 한국 영화 중 재관람 비율이 가장 높은 영화로 꼽혔다. 영화는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최근 출간된 각본집 역시 베스트셀러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장기 흥행에 불씨가 되고 있다.
쏟아지는 OTT 콘텐츠 속에서 작은 화면으로 영화를 관람하는 것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탑건: 매버릭'은 대형 스크린으로 봐야만 그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각인되며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한국 영화 빅4로 불리는 '외계+인' 1부,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트'는 관객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여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0일 개봉한 '외계+인'은 화려한 출연진과 흥행 메이커 최동훈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호불호가 엇갈리며 현재까지 143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이처럼 '외계+인' 1부와 '한산: 용의 출현'은 관객수에 있어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희비가 교차하는 사이, 오늘(3일) 개봉하는 '비상선언'과 일주일 뒤인 10일 개봉을 앞둔 '헌트'는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영화들이 전에 없이 공격적인 프로모션과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며 관객 잡기에 '올인'한 분위기'라는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높아진 관람료 만큼이나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만족 시킬 영화는 무엇이 될지, 영화들 사이 소리 없는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 제공 =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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