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5세 입학' 간담회 참석한 학부모들 "의견수렴도 졸속"

고유선 2022. 8. 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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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조정 추진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자 교육부가 학부모 의견수렴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졸속 간담회'라는 비판이 나온다.

학부모단체 대표들과 유치원생 학부모들은 대부분 다급하게 연락을 받고 간담회에 참석했으며 언론에 모두 공개되는 자리인지도 몰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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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연이틀 학부모 간담회..'보여주기식' 소통 지적
"다급한 전화에 불려 나와..장소도 변경"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조정 추진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자 교육부가 학부모 의견수렴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졸속 간담회'라는 비판이 나온다.

학부모단체 대표들과 유치원생 학부모들은 대부분 다급하게 연락을 받고 간담회에 참석했으며 언론에 모두 공개되는 자리인지도 몰랐다고 전했다.

유치원 학부모들과 간담회 하는 장상윤 차관 (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치원 학부모 9명과 국가교육책임제 강화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8.3 kimsdoo@yna.co.kr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장상윤 교육부 차관과의 학제개편 간담회에 참석한 유치원 학부모들은 간담회에 대해 대부분 전날 오후 급하게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 학부모는 "기자들이 온다는 이야기를 공지 받지 못했다"고 말했고, 일부 학부모는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유치원생 학부모 권영은 씨는 "공문 하나 없이 문자로 제안이 왔고 (이후) 전화가 다급하게 왔다. 장소도 변경됐다"고 간담회가 급하게 추진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권 씨는 "이 자리가 부끄럽다. 이런 간담회 자리에 도대체 왜 불려 나왔는지(모르겠다)"라며 교육부의 섣부른 정책 추진과 급하게 진행되는 의견수렴 과정을 비판했다.

전날인 2일 오후에도 정부서울청사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학부모단체와의 긴급 간담회가 열렸다.

박은경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대표는 간담회 시작에 앞서 "12시에 전화를 받았고, 기자들이 오는 것에 대한 정보를 받지 못했다"며 간담회 추진 경위에 대한 교육부의 설명을 요구했다.

함께 참석한 김영연 한국교육개혁 전략포럼 사무총장은 "토론회를 준비하다가 급하게 왔다. 급하게 만든 자리여서 (간담회가) 빈구석이 많다"고 꼬집었다.

정지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도 "이 자리에 긴급하게 연락받고 나온 이유는 (5세 입학 방안이) 당장 철회돼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라고 말했다.

실제로 교육부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간담회를 부분공개 또는 비공개로 진행했다. 참석자들이 전체공개를 불편해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2일과 3일 간담회만큼은 취재기자, 사진기자, 카메라기자 모두에게 끝까지 공개했다. 이에 학부모들과의 제대로 된 '의견수렴', '소통'이 아니라 '보여주기'를 위한 간담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의 내용뿐 아니라 교육부 관계자들의 태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간담회 마친 정지현 대표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지현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학제개편안 관련 학부모단체간담회를 마친 뒤 퇴장하고있다. 2022.8.2 dwise@yna.co.kr

3일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 권영은 씨는 참석자들에게 장 차관이 교육부 입장을 세세히 설명하자 "질문하거나 설명 들으려고 온 것이 아니다"라며 "졸속 행정 철회하시고 혼란에 대해 사과하시라고 요구하러 왔다"고 말했다.

2일 간담회에 참석한 정지현 사걱세 대표는 "저는 이 시대에 자녀를 출산하는 부모로서 자괴감을 느낀다. 내가 왜, 소중하고 유일한 시기를 빼앗는 정책이 시행되는 이 시기에 아이를 낳고자 했을까…"라며 울먹였다.

박 부총리가 손을 잡자 정 대표는 "제가 위로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다"라며 손을 뿌리치기도 했다.

특히 박 부총리가 "제가, 교육부가, 이런 화두를 던지지 않았더라면 언제 우리가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논의할 수 있었겠느냐"라고 말하자 다른 참석자는 "병 주고 약 주시는 말씀"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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