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영국 식민지였던 적 없다".. 홍콩 역사 다시 쓰는 중국
홍콩 교육 당국이 2일(현지시간) 홍콩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적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교육 당국은 이날 공식 홈페이지에 “홍콩은 영국의 점령 기간 식민 통치를 받았지만, 영국의 식민지는 아니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영국이 150년 이상 홍콩을 점령하고 식민 지배를 해왔지만, 이는 1800년대에 맺어진 불공정 조약 때문이며 중국은 항상 홍콩 주권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교육 당국은 학생들이 과거 중요한 사건들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중국의 홍콩 역사 지우기가 본격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은 1839년 발발한 1차 아편전쟁 결과 1842년 체결된 난징조약에 따라 영국에 할양됐다. 영국은 1841년부터 1941년까지 또 1945년부터 1997년까지 약 150년간 홍콩을 통치했으며 1997년 중국에 반환했다.
하지만 중국은 영국이 홍콩을 점령한 것일 뿐 홍콩은 항상 자국 영토였다고 주장한다. 홍콩이 영국에 넘어간 계기였던 난징조약 자체가 “강압적으로” 체결됐고 중국은 이를 수락한 적 없다는 것이다. 1997년 반환도 어디까지나 홍콩이 모국으로 돌아온 것이지 영국이 중국에 주권을 이양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는 지난달 11일 공개된 홍콩 고등학교 새 교과서에 실린 내용과도 일치한다. SCMP에 따르면 개정된 ‘공민사회발전’ 교과서 4종에는 홍콩은 영국의 식민지가 아니었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한 국가가 외부 영토를 식민지라고 부르기 위해선 해당 지역에 대한 주권과 통치권이 있어야 하는데 중국은 홍콩에 대한 주권을 빼앗긴 적이 없었던 만큼 영국은 통치권만 행사했다는 것이다.
해당 교과서에는 유엔이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1972년 식민지 목록에서 홍콩을 제외했다는 내용, 지난 2019년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국가보안법 제정 배경이 됐다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공민사회발전’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키우기 위한 과목으로, 지난 2009년부터 홍콩 고등학교에서 필수 과목으로 채택해왔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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