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마녀는 美 돌아가라"..펠로시 방문에 대만인들 평가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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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현지시간으로 2일 밤 대만에 전격 방문한 가운데, 다수의 대만 국민들이 그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외교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도착 직후 성명을 통해 이번 방문은 "중미 관계의 정치적 토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주권과 영토보전을 결연히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분명히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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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권력서열 3위 하원의장, 中반발 속 대만 방문..역내 긴장감 ↑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미국내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현지시간으로 2일 밤 대만에 전격 방문한 가운데, 다수의 대만 국민들이 그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대만 연합보(聯合報)가 1만83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4%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반대한다면서 이는 양안 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답했다. 반면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유익하다고 의견을 낸 응답자는 35%에 불과했다.
야후 타이완이 42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양안 관계가 매우 불안정하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응답자 60.9%는 펠로시 의장의 민주주의 수호 약속에 대해 "전혀 자신이 없다"고 했고 17.3%도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약 80%에 육박하는 대만인들이 펠로시 의장의 약속을 부정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또 응답자 39.9%는 양안 관계에 대해 '극도로' 불안정하다고 답했고, 약간 불안정하다는 의견도 32.1% 수준이었다. 중국 본토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매우 걱정한다'고 답한 이들은 36.1%, 약간 걱정한다는 답변은 32.3% 였다.
누리꾼들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간 국지전이 양안에서 발발할 경우 두 강대국 사이 대만만 희생당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펠로시 의장을 '늙은 마녀'라고 표현하며 '미국으로 돌아가라'는 댓글 역시 누리꾼들로부터 폭발적인 공감을 얻었다.
누리꾼들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우리들이 얻는 것은 무엇인가. 중국 본토에서 무력으로 시위를 펼칠 가능성이 있고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대만인들"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올해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러시아의 레드라인을 밟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당시 대부분은 전쟁이 발발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으나 (레드라인을 밟은 결과) 우크라이나는 현재 '불구'가 됐다"고 적었다.
이밖에도 누리꾼들은 "미국은 의도적으로 대만을 제2의 우크라이나로 만들려 한다. 이 와중에 미국이 계속해서 이득을 취하는 것은 정말 혐오스러운 일", "대만인의 생명과 재산을 펠로시에게 바치는 현 정권은 물러나야 한다", "미국은 대리전을 위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했고 결국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고통을 겪었다" 등 의견을 냈다.
그렇지만 대만인 모두가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반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2일 저녁 대만에 도착하면서 큰 환영을 받았다.
펠로시 의장 등 미 대표단이 비행기에서 내리자 조지프 우 대만 외교장관 등이 일행을 맞았다. 펠로시 의장 일행은 도착 직후 기념 사진 촬영을 한 뒤 준비된 차량으로 이동했으며, 공항과 길거리엔 펠로시 의장 일행을 환영하는 대만 국민들이 나와 환호했다.
대만 최고층 빌딩인 '타이베이101(Taipei 101, 높이 438m)'은 펠로시 의장 도착 전 환영 조명쇼를 펼쳤고, "펠로시 의장(Speaker Pelosi)", "대만 방문 환영(Welcome to TW)", "TW ♡ USA", "미-대만 우정 영원히(US-Taiwan friendship forever" 등 영어 문구들과 "감사합니다 민주주의 진실한 친구" 등 중국어 문구가 밝게 빛났다.
한편, 펠로시 의장은 중국 공산당의 거듭된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만 방문을 강행했다.
미국내 권력 서열 3위인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 1997년 뉴트 깅그리치 전 의장의 방문 이후 25년만이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1999년 대만을 방문한 적 있지만 당시 의회 지도자는 아니었다.
당초 펠로시 의장은 지난 4월 대만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일정을 연기했다.
중국 측은 강하게 반발하면서 군사적 대응 조치 가능성을 예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도착 직후 성명을 통해 이번 방문은 "중미 관계의 정치적 토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주권과 영토보전을 결연히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분명히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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