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출' 탄소를 '말레이시아 바다'에?..'배보다 배꼽' 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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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스케이(SK)·롯데·지에스(GS) 같은 대기업들이 우리나라 석유화학단지 등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해 4천㎞ 떨어진 말레이시아 바다 땅 속에 파묻는 사업을 추진한다.
삼성엔지니어링·삼성중공업·에스케이에너지·에스케이어스온·롯데케미칼·지에스에너지는 공동으로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나스(Petronas)와 '셰퍼드 탄소포집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CCS) 프로젝트' 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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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국영 기업에 공간 사용료 내고
한국 산업단지에서 나온 탄소를 4천km 떨어진
말레이시아 바다 속에 묻는 프로젝트 추진
정작 탄소 포집·저장·운송 기술은 상용화 안돼
"저개발국에 폐기물 버리는 것과 같아"
"탄소 운송하며 더 탄소 배출할 수도" 비판
삼성·에스케이(SK)·롯데·지에스(GS) 같은 대기업들이 우리나라 석유화학단지 등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해 4천㎞ 떨어진 말레이시아 바다 땅 속에 파묻는 사업을 추진한다.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업체와 손잡고 아시아 최초 탄소포집·저장(CCS) 밸류체인을 만들겠다고 한다. 경제성이 검증되지 않은 탄소 포집·저장·이송 기술에 대한 지나친 낙관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에서 배출된 탄소를 개발도상국 말레이시아 바다에 묻는 것이 윤리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삼성엔지니어링·삼성중공업·에스케이에너지·에스케이어스온·롯데케미칼·지에스에너지는 공동으로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나스(Petronas)와 ‘셰퍼드 탄소포집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CCS) 프로젝트’ 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사업개발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주관하고, 탄소 이송은 삼성중공업, 탄소 포집은 롯데케미칼·지에스에너지·에스케이에너지, 저장소 선정은 에스케이어스온과 페트로나스가 각각 맡는다. 기업들은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드림팀의 아시아최초 탄소포집·저장 밸류체인 개발 사례”라고 강조했다.
<한겨레> 취재 결과, 기업들은 국내 여수·광양 등 국가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모아 말레이시아로 이송한 뒤 페트로나스가 운영하는 폐가스전이나 폐유전 광구에 저장한다는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정부에 영해를 활용한 저장 공간 이용료를 지불한다. 2027년 가동을 목표 시점으로 삼아 경제성·타당성 조사 등 사업 추진에 바로 돌입할 예정이다. 사업개발 주관사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저장 용량은 말레이시아 현지 어디에 묻는 게 타당한지 따져본 뒤 최종 결정될 것”이라며 “여수·광양 산업단지뿐 아니라 국내 다른 산업단지에서 배출하는 탄소까지 모을 경우 사업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포집된 탄소는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기존에 탄소가 저장돼 있었고 지층 정보가 확인된 폐가스전이나 폐유전에 묻는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의 탄소포집·저장 사업 추진은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떠오르는 신사업으로 평가받는다. 탄소 감축을 요구받고 있지만, 기존 사업을 유지하면서 탄소를 감축하는 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워, 사업은 유지하며 탄소만 없애는 기술을 개발하려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도 탄소포집·저장 기술 등이 탄소 중립을 위한 온실가스 저감에 약 15% 비중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기후위기 가속화 속도가 너무 빨라, 화석연료 기반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편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아직 성과는 미미하다. 지난해 7월 <블룸버그>는 2016년 미국 석유기업 셰브론이 호주 서부 고르곤(Gorgon) 가스전에 약 3조4천억원을 들여 매년 500만t 규모의 온실가스를 포집하려 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가동을 기존 목표보다 3년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2019년 가동 이후에도 탄소 포집은 목표했던 1500만톤의 1/3 수준에 그쳤다. 캐나다에 위치한 바운더리댐(Boundary Dam) 석탄발전소도 탄소포집 설비를 구축해 탄소를 포집하고 있지만, 실제 포집량은 목표 포집량의 40~80%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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