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대 전까지 내 수사 끝내겠다? 검·경 대놓고 정치 개입하겠다는 것"
"사당화 불가능.. 다르다고 투쟁 대상? 바람직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에 도전한 이재명 후보가 이른바 ‘사법 리스크 우려’에 대해 “심각한 국기문란 행위”라고 평했다.
이 후보는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이어지는 논란들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달부터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될 것이란 일각의 지적에 대한 질문에 “수사권을 가진 검찰, 경찰이 정치에 개입하고, 정치에 영향을 주고, 특정 정치세력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복무하는 나라는 없다. 이건 가장 심각한 국기문란 행위”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법의 적용은 공평해야 한다. 법 앞의 평등이 가장 중요한 영역”이라며 “평등이라는 가치가 실현되는 영역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법 앞’이다”라고 했다.
이 후보는 전당대회를 앞둔 이달 중순까지 관련 수사를 끝내겠다는 보도를 봤다며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대놓고 정치 개입을 하겠다는 것 아닌가. 수사에도 균형이, 형평성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의 고발에 따라 수사하는 것을 사법 리스크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매우 유감스럽다. 서글프기도 하다. 국민의힘과 검·경이 쓰는 공격적 언어를 당내에서 듣는 것 자체가 참으로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당신 수사받고 있으니까 리스크’라고 말할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이 점을 잘못했기 때문에 문제’라고 지적하라”며 “‘당신 고발당했더라, 국가기관으로부터 수사받더라’ 같은 걸 문제 삼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나. 여러 가지 수사가 십수년간 먼지 털 듯 십수년간 계속 털고 있는데 팩트도 없지 않나. 팩트를 지적하는 게 맞다”고 보탰다.
이 후보는 최근 ‘의원 욕하는 플랫폼’ 논란에 대한 해명과 함께 앞으로 발언에 더 신중하겠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플랫폼 관련 질문에 “강연 중 재밌으라고 한 과장된 표현은 문제가 있어서 앞으론 조금 더 신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욕을 하는 플랫폼이라고 누가 표현했는데 그런 게 아니고 문자폭탄 같은 것들로 하느니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가능한 게시판 같은 것도 플랫폼 한 기능으로 가지고 있으면 좋지 않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말씀했던 것처럼 내가 월급 주고 내가 권한을 맡긴 나의 대리인, 일꾼에게, 대통령에게 욕도 못 하냐는 말씀도 하지 않았나. 욕을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받을 의무가 있다, 비판할 권리가 있다고 말씀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칭찬받는, 또 비판받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그런 것들을 자유롭게 표현하면 문자폭탄이나 이런 게 오히려 줄어들 수 있지 않냐, 소통의 장으로 기능할 수 있지 않냐 그런 표현으로 이해해달라”며 “당원청원제는 당연히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소통 구조 중의 핵심이다”라고 전했다.
최근 당내에서 불거진 사당화 우려에 대해서는 “사당화는 불가능하다”며 “저는 사당화 우려라는 말을 도대체 왜 하는지 납득이 안 간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단언적으로 말하는데 민주당은 이미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공당이다. 그 점은 확고하단 말씀 먼저 드린다”며 “뭐랄까 불안감, 의구심 뭐 이런 것일 수도 있고 공격일 수도 있는데 민주당은 특히 공천과 관련해선 당원 50%, 국민 50% 경선을 거치는 명확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라고도 했다.
그는 “국가와 국민에 대한 충성심과 열성, 그리고 실력과 실적을 가지고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라면, 이 확고한 시스템에 의해서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받을 권리가 보장된다. 이 점에 대해선 의심하지 않으면 좋을 거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와 다른, 내 편이 아니면 배제하거나 투쟁의 대상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일부 있는 것 같다. 이건 정당 발전을 위해서도 그리고 국민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당화를 우려하는 것은 지금까지 그랬으니까 이재명도 그럴 것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길 바란다”고 보탰다.
인천 계양 을 지역 출마가 지방선거 패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냐는 질문에는 “대선에서 진 측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게 (패배의) 가장 큰 이유라고 보통 분석한다”며 “다양한 의견이 있었는데 대선에서 저를 지지했고 또 결과에 매우 절망, 좌절한 분들이 투표장으로 나오게, 지방선거에 참여하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의견이 있었고 그런 측면이 더 클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현행 헌법이 소위 87년 체제가 계속되고 있는데, 변화된 새로운 세상에 맞지 않는 구식 옷이 됐다, 철 지난 옷이 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하지만 문제는 헌법이 어느 특정 국가의 최고 규범이기 때문에 그걸 바꾸기 위한 정치적 합의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실 촛불혁명 직후가 좋은 계기였는데 우리가 그 기회를 지나온 것 같다”며 “개헌해야 하는 건 맞는데 지금 당장 급한 건 민생이다. 우리 사회의 심각한 과제인 양극화에 관한 국민의 기본적 삶의 보장, 지속 성장의 길을 찾아내는 것, 이게 바로 우리가 해야 할 다급한 우선적 과제란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재명은 다르다. 달랐기 때문에 다른 길을 통해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이재명의 길을 가겠다”며 “저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역할 분담을 적절하게 해서 우리 국민들의 지지를 최대치로 많이 받아내고 그를 통해 총선과 대선에서 이기는 정당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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