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따·엉따 매달 돈내고 써라"..車 옵션 구독형 서비스 '논란'
#BMW는 지난달 중순 홈페이지에 '구독형 옵션' 리스트를 공개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한정된 기간동안 특정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BMW는 핸들열선, 시트열선 등 요즘 차량에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기능을 구독형 옵션으로 넣었다가 소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이에 BMW 측은 홈페이지 리뉴얼 과정에서 잘못 송출된 옵션표라고 해명하고 이를 삭제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구독 경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제조사도 하나 둘 구독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자율주행 등 특정 소프트웨어부터 이미 탑재돼있는 하드웨어를 기능하게 해주는 것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추가 부담과 대상 품목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커 이를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서비스 확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차량 제조사 입장에서 구독 서비스가 갖는 장점은 크다. 차를 판매한 이후에도 구독 서비스를 통해 꾸준한 수입이 창출될 수 있고,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이미 차를 구매한 사람에게 소프트웨어만 판매를 할 수도 있다. 업데이트는 무선으로 가능하니 소비자들도 불편함이 없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차량의 내구도는 점점 올라가는 상황에서 구독 서비스는 완성차 제조업체의 새로운 먹거리인 셈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지난 4월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자율주행이나 커넥티비티나 게임 서비스를 구독하는 차량이 전체의 30% 정도가 되면 1180억달러(약 154조원) 규모의 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테슬라를 포함한 글로벌완성차 회사 12곳의 연간 영업이익을 합한 것(1090억달러, 약 142조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자동차 회사들이 너도나도 구독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는 배경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월 구독 형태의 자율주행(FSD) 옵션을 내놨다. 테슬라는 모든 차량에 오토파일럿을 기본 탑재시키고 있다. FSD는 여기에 자동 차선변경과 신호등 인식 등의 기능을 추가 제공한다. 소비자는 1만2000달러(약 1572만원)를 내고 평생 FSD를 이용하거나 매달 199달러(26만원)를 내면서 사용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EQS에 적용된 후륜조향시스템 '리어 액슬 스티어링' 기능을 시범적으로 구독상품으로 운영하고 있다. 구독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으면 뒷바퀴가 4.5도까지만 회전이 가능한데, 사용료를 지불하면 최대 10도까지 조향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 독일, 이탈리아에서 테스트베드 성격으로 시범 운영되고 있는데 1년 사용료는 489유로(약 65만원), 3년은 1169유로(156만원)다.
현대차와 제네시스, 기아는 원격으로 차량제어가 가능한 커넥티드 서비스를 구독 서비스로 제공 중이다. 차량 상태를 파악하거나 시동·공조 등 기본 제어를 애플리케이션으로 할 수 있는데, 신차를 산 후 5년간은 무료이며 그 이후부터는 꾸준히 돈을 내야 한다. GM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인 반자율주행시스템 '울트라 크루즈'를 구독 서비스로 제공할 예정이다.
여기에 소비자가 쓰지도 않을 옵션을 모두 차에 탑재해 차량 가격은 비싸게 받으면서 추가로 구독료만 더 받는 서비스라는 인식도 팽배하다. 벤츠의 EQS 모델에 적용된 후륜 조향 기능이 한 예다. 하드웨어 자체는 모두 10도까지 후륜조향이 가능하도록 해놔 원가를 높인 상태에서,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독료를 지불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4.5도만 회전하도록 해 이미 지불한 기능을 다 못쓰게 한다는 지적이다. EQS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3890만~1억8100만원이다.
아울러 쓰지 않는 옵션을 탑재하는데 따른 차량 무게 증가, 이로 인한 수리비용 발생 등에 대한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은 한번 구매하면 내 소유라는 인식이 강한 물건이고, 소비자들은 구매를 통해 차량의 모든 기능을 샀다고 받아들인다"며 "차 한대에는 수만개의 부품이 들어가는데, 업체에서 이 기능을 뺀 가격으로 차를 팔았다고 해도 소비자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자동차 안전과 관련된 기능이 구독 서비스 형태로 등장할 경우 '완성차 업체가 안전성을 구독으로 판매한다'는 인식도 커질 수 있다"며 "자동차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을 뛰어넘어야 구독 서비스를 안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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