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사망했는데 1등급 병원"..경실련, 진상조사·대책 마련 촉구

이상현 2022. 8. 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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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서울아산병원 감염관리센터 모습. [사진 출처 = 서울아산병원, 연합뉴스]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에 쓰러진 뒤 담당자 부재로 수술을 받지 못해 사망한 사건과 관련, 사회적 논란이 지속하고 있다. 사건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알려진 뒤 시민단체들도 잇따라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보도자료를 통해 "상급종합병원에서 종사자의 응급상황조차 처리하지 못하여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에 이르게 했고, 그 원인이 의사의 휴가로 인한 공백을 메울 의사가 없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서울아산병원은 정부의 뇌졸중 적정성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인 1등급을 받았다"며 "국내 최대 병상 규모를 자랑하는 병원이 이러한데, 다른 병원과 지방병원의 수준은 드러나지 않았을 뿐 더 심각한 상황임이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경실련은 보건복지부 또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 측은 "(서울아산병원은) 정부로부터 의료질평가지원금 뿐만 아니라 수가 인센티브 등 막대한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며 "관리감독 기관인 복지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감염관리센터 음압격리응급실에서 병상을 관리 중인 의료진. [사진 출처 =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이어 "복지부는 진상조사를 통해 책임자 처벌과 함께 지원금 환수 등 행정조치를 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대책은 부족한 필수 의료인력 확보를 위해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다가 중단된 공공의대 신설과 의대 정원 증원 방안을 조속히 매듭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명무실한 의료기관 인증평가와 지원금 지급체계도 재점검해야 한다"며 "병원 종사자의 생명도 살리지 못하는 의료기관이 어떻게 정부 인증 1등급 병원이 되었는지, 이런 병원을 국민이 어떻게 믿고 이용하라는 것인지 정부는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응급의료는 믿을 수 있는 병원과 의료인력 등 인프라 확충이 필수다. 필수 응급의료에 대해서는 민간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가 직접 나서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지난달 24일 근무 중이던 30대 간호사가 뇌출혈 진단을 받았으나,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간호사는 출근 직후 두통을 호소, 응급실에서 뇌출혈로 진단을 받았으나 담당 의사의 부재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뒤 끝내 숨졌다.

당시 서울아산병원에는 뇌출혈 수술을 할 수 있는 신경외과 의사가 휴가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지난달 31일 자신을 병원 근무자라고 밝힌 이가 블라인드를 통해 공개하면서 일반에 알려졌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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