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람 중사 사망한 그 공군 부대서 '또' 성폭력 사건 있었다[플랫]
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이예람 중사의 마지막 근무지인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에서 또 다시 여군 부사관에 대한 성폭력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4개월간 강제추행과 성희롱 등을 일삼았던 준위는 피해 여군 하사에게 코로나19 감염자 격리숙소 방문을 강요하고 감염자 침을 핥도록 시키는 등의 가혹행위까지 저질렀다가 지난 4월 구속됐다.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는 2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군 제15비행단에서 올해 초 20대 초반 여군 하사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군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지난 4월3일 공군 15비 소속인 A준위는 B하사에게 “업무를 쉬기 위해 코로나19에 확진된 C하사가 마시던 물을 마시는 게 빠르다”며 “잠시 들러 물컵을 가져오자”고 제안했다. B하사는 C하사 있는 격리숙소 동행을 처음에 거부했다. 하지만 A준위는 39분간 “함께 가자”고 설득했다.
C하사 숙소에 간 A준위는 기행을 저질렀다. B하사에게 C하사와 입맞춤 할 것, C하사의 침을 핥을 것, C하사의 혀에 손을 갖다댈 것을 요구했다. B하사는 A준위의 강압에 못 이겨 C하사가 마시던 음료수를 마셨고 사흘 뒤 코로나19에 감염됐다.
A준위는 해당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도 B하사에게 상습적인 성폭력과 성희롱을 가했다. A준위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안마를 해주겠다”며 B하사의 발과 어깨를 만지는가 하면, 상의를 들추기도 했다. A준위는 “남자친구와 헤어졌으면 좋겠다” “장난이라도 좋으니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나랑은 결혼을 못하니 대신 내 아들이랑 결혼해서 며느리로서라도 보고 싶다”는 등의 말도 했다.
B하사는 지난 4월15일 공군 양성평등센터에 이 같은 피해 사실을 신고했고, A준위는 군사경찰대에 입건됐고 같은 달 26일 구속됐다.
B하사는 신고 이후 2차 피해를 입기도 했다. A준위는 B하사의 신고 이후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 “내가 죽어서 언론이나 주위 사람 모두가 알게 되면 너도 힘들어질까봐 걱정돼”와 같은 협박성 메시지를 27차례 보냈다.
성폭력과 가혹행위 피해자인 B하사는 되레 피의자 신분이 되기도 했다. C하사는 자신의 숙소를 찾은 A준위와 B하사를 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신고했고, 군사경찰은 이 사건을 입건해 조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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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경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장은 “B하사는 A준위에 비해 계급, 나이, 성별 등 모든 면에서 약자의 위치에 있었고, A준위는 B하사에게 ‘장기복무를 시켜준다’는 빌미로 그를 조종하고 통제했다”며 “격리숙소에 방문한 사안은 피해자가 처했던 상황과 맥락, 권력관계 속에서 면밀히 파악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군은 이날 “본 사건을 법과 규정에 따라서 엄중하게 처리할 것이며 수사 과정에서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민간 자문위원으로 구성된 수사인권위원회에도 자문을 구할 예정”이라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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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은 기자 energyeun@khan.kr
플랫팀 twitter.com/flatflat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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