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욱, '타다' 아픔 딛고 '쏘카'로 날아오를까[줌인]
"지금은 모빌리티 진화 국면, 놓칠 수 없어"
카셰어링 시너지 낼 다양한 기업 투자로 혁신 이끌 것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어제 집에 돌아오자 임신한 아내가 아무렇지 않은 척 밝게 인사해주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져 둘이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습니다.”
2020년 3월 5일 ‘타다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다음날, 박재욱 쏘카 대표(당시 타다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이젠 그 누구에게도 창업하라고 감히 권하지 못할 것 같다”던 박재욱 쏘카 대표가 모빌리티 업계 최초로 IPO에 도전한다. 그는 3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모빌리티 시장이 빠르게 진화하는 만큼 중요한 시기를 놓칠 수는 없다”면서, 도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플레이션 압박에 따른 경기 침체와 유동성 축소로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다.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상장시장 자체가 위축됐다.
그러나 박 대표는 “적시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나 신사업, 기술투자 등을 통해 한 단계 더 진화하면서 멀리 갈 기회를 만드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고 힘줘 말했다.
‘타다금지법’ 통과 계기로 쏘카 대표로 취임
박 대표의 이력을 되짚어보면 실패와 극복의 연속이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병역특례로 일한 인포뱅크에서 모바일 메신저 ‘엠앤톡’을 개발하며 기술력을 쌓았다. 그는 이후 2010년 병역특례와 대학에서 만난 지인 5명과 함께 7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브이씨엔씨를 창업, 언론사 뉴스를 한데 모아 제공하는 ‘뉴스갤러리’와 e북을 이용해 영어동요를 들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브이씨엔씨가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계기는 커플끼리만 문자 등을 주고받으며 사진 등 추억을 저장하는 서비스인 ‘비트윈’ 개발이었다. 이 커플앱은 크래프톤에 인수돼 지금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박 대표는 2018년 7월 이재웅 전 쏘카대표의 손을 잡았다. 그의 기량을 높이 평가한 이 전 대표가 브이씨엔씨를 인수한 것이다. 이후 박 대표는 석달만인 10월 타다 서비스를 내놓았다.
‘11~15인승 승합차를 빌릴 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는 여객법 시행령 18조를 근거로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불법 택시’라는 사회적 비판 아래 결국 사장됐다. 이재웅 당시 쏘카 대표는 “어찌 됐든 저는 졌습니다. 타다 드라이버의 일자리도 못 지켰고 투자자들의 믿음도 못 지켰고 같이 잃는 동료들의 혁신의 꿈도 못 지켰습니다”며 사임을 선언했다.
그 빈 자리를 이어받은 이가 박 대표이다. 2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그가 배운 것은 선택과 집중이다. 그는 2021년 브이씨엔씨 지분 60%를 토스 운영사인 바바리퍼블리카에 매각했다. 대신 회사는 본업인 ‘카셰어링’을 강화하는데 온 힘을 모았다.
올해 흑자 예상…“이익 더 늘어날 것”
올해 쏘카는 흑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지난 1분기까지만 하더라 84억원 영업적자를 냈으나 올해 2분기는 13억원 흑자를 돌아섰다. 박 대표는 “렌터카 업체들은 중고차 매각을 통해 이익을 내지만 쏘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 효율성과 가동률을 높여 이익을 내고 있다”며 “매년 더 큰 폭으로 이익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축적한 데이터와 기술을 바탕으로 한 플리매니지먼트시스템(FMS) 시장 진출도 예정돼 있다. 롯데의 유통시스템에 쏘카의 FMS 시스템을 적용하는 실증사업(PoC)가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에서의 경험이 축적되면 글로벌 진출을 추진한다.
박 대표는 “우리는 1만 9000대 차량을 직접 보유하며 이를 무인으로 감지하고 운영할 수 있는 노하우를 10년간 쌓아왔다”며 “쏘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경쟁력을 가진 유일무이한 회사로 압도적 시장의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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