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무죄 논란' 태국 레드불 창업주 손자, 마약 혐의 처벌 피해

오경묵 기자 2022. 8. 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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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영국 런던에서 포착된 오라윳 유위티야. /AP 연합뉴스

뺑소니 사망사건을 일으키고도 기소되지 않아 태국판 ‘유전무죄’ 논란을 빚었던 세계적 스포츠 음료 ‘레드불(Red Bull)’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37)가 마약 복용 혐의 처벌도 피했다.

3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검찰총장실 대변인은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2일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징역 6개월~3년형에 처해진다. 공소시효는 10년인데,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다음달 3일로 끝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개정된 마약법이 발효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의 공소시효는 5년으로 줄었다.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 공소시효도 자연스레 소멸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오라윳은 27세였던 2012년 9월 방콕 도심에서 페라리를 몰고 과속하다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 중이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뒤 달아났다.

사고 직후 체포됐을 때 과속(시속 177㎞)과 음주운전, 코카인 복용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으나 오라윳은 보석금 50만밧(약 1900만원)을 내고 풀려났다.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음주운전 혐의도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해외로 도주했다. 당국의 소환 요구에는 한 번도 응하지 않았고, 전용기를 타고 영국·일본 등 최소 9개 국가를 방문했다. 포뮬러원(F1) 대회를 보러 가거나 유람선 여행을 하기도 했다.

검찰은 사건 발생 8년 만인 2020년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후 태국 국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반정부 집회까지 이어질 정도로 반발이 확산했다.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가 꾸려져 재조사가 이뤄졌고,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인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이 나왔다.

하지만 이후에도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랴윳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고, 검찰은 경찰이 체포해 오기 전까지는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인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 3일까지이다.

유위티야 가문은 617억밧(약 23조4000억원)의 재산을 보유해 태국 내 두 번째 부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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